[KPC 루시우스 / PC 이리야] 13월의 후원자
KP 사계 | PL 피푸
원문 링크: https://www.postype.com/@z0d1ac/post/12243320
COC 시나리오, 13월의 후원자 (PDF판매): Team Zodiac
(세션 카드와 개요 카드는 @a_chococake 님 커미션입니다.) ❄️ 13월의 후원자 (약칭 : 십삼후) TEAM 조디악 │ 금성 ❄️ 개요 결혼식을 올린 지 어느새 1년, 축하받아야 마땅할 결혼기념일. 추적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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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0. 불청객의 방문
KP
아직 눈이 되지 못한 겨울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창 밖을 보더니 ) 겨울 비가 내리고 있네요...
KP
완연한 추위가 오기 전 대지 위에 자리한 생명을 얼리겠다고 각오한 듯 사나운 날씨입니다.
KP
누군가는 겨울이 다 왔는데 웬 비냐며 재수 없다 여기겠지만, 조문객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KP
'지독하게 어울리는 날' 이라고요.
어디 그뿐인가요.
KP
오늘은 그 유명한 아델하이트 저택 주인의 장례식인 걸요.
마을에서 가장 재산이 많으며 대단한 존경을 받고 있던…, 그런 사람이요.
그와 부부였던 당신은 이제 혼자가 되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언제나 함께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
KP
과연 당신은 앞으로 괜찮을까요, 이리야?
지금은 가혹한 시대입니다.
명예 드높은 가문의 일원인 당신이 이젠 홀로 남았으니, 누구든 당신과 가문을 물어뜯으려 들지 모릅니다.
게다가 이 시대의 미망인이란, 순식간에 이단이나 마녀로 몰려 화형 당할지도 모르는 위치이기 마련입니다.
당신은 남편이 아끼던 물품을 모두 모아 관에 넣어주었습니다.
6피트 아래에 묻힌 그는 과연 편히 잠들었을까요.
이런저런 걱정이 비와 한데 섞여 무엇이 내리는지도 모르게 될 즈음….
이리야 아델하이트
( 여보...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만 할까요. ... 안녕, 당신. 잘가요. )
KP
조문객들이 당신에게 형식적인 위로의 말을 건네곤 하나둘 자리를 떠나갔을 때입니다.
누군가 당신의 앞에 나타납니다.
그 역시 겨울 비를 맞고 있습니다.
루시우스 A.
안녕하세요, 아델하이트 부인.
이리야 아델하이트
누구...시죠?
루시우스 A.
반갑습니다. 당신은 별로 안녕해 보이지 않지만요.
(뒤늦게 아, 한다.) 소개가 늦었군요.
오늘부터 당신을 책임지게 된 루시우스입니다. 성은 적당히… A라고 해두죠.
KP
대뜸 나타나서 책임진다니, 이게 무슨 황당한 말인가요?
의심스러운 게 당연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저를 책임진다고요?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이신가요. 혹시 저를 놀리려고 그런 것이라면 그만둬 주세요.
루시우스 A.
(당신의 반응은 미리 예견하고 있었는지 품 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들어 당신에게 건넨다.)
그것부터 보시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좋겠군요. 결코 기만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건... ( 종이를 받아 내용을 봅니다.)
KP
내용을 살피면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남편의 유언장입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의 필체가 맞으며,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자신의 재산을 친구인 루시우스 A. 에게 넘긴다는 것, 그리고 재산과 더불어 하나 뿐인 아내, 이리야 에델하이트를 책임져 달라는 것.
중요한 말이 그 뒤로도 이어지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어느 모로 보아도 그가 쓴 것이 확실하지만 위화감이 듭니다.
당신의 남편은 왜 당신을 생판 남에게 부탁하기로 한 걸까요?
게다가 1년 밖에 되지 않은 결혼 생활 동안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유언장을 작성했다고요?
이성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40 이성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5 > 25 > 보통 성공
KP
이성 변화 없습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젖은 옷자락이 추위를 만나 점점 얼어가고 있으니, 이대로 계속 서 있다간 감기에 걸릴지도 모릅니다.
축축한 상복을 입은 당신을 보던 루시우스도 곧 그것을 눈치챘는지 다시 입을 엽니다.
루시우스 A.
일단 비를 피해 들어가서 마저 얘기하는 게 좋겠군요.
마차를 준비했습니다. 아델하이트 저택까지 함께 이동하시죠.
(근처에 세워진 마차를 가리키고는 에스코트하겠다는 듯 당신에게 손 내민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편지의 내용이 꽤나 충격적이라 말이 좀처럼 쉽게 나오지 않았다. 정말로 그이의 글씨체가 맞았다. 거의 몇 년 동안 봐 온 상대니까... 모를 수가 없지 않는가.)
... 그렇네요. 이렇게 추운 날씨에 손님.... 아니, 중요하신 분이랑 오랫동안 이야기 할 순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잠시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 아직까지는 마음에 의심이 남아있었지만, 그것을 티내지 않으며 루시우스씨의 손을 천천히 잡았다. )
루시우스 A.
(아직도 믿지 못하는 건지, 혹은 이 상황이 이해 자체가 되지 않는 건지. 혼란스러운 당신의 기색 살피다가.) 지금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으실 법도 합니다만, 이대로 있다간 필히 감기에 걸려 고생하실 테니까요. (맞잡힌 손에 얕게 힘 주고 마차로 이동한다.)
KP
두 사람은 함께 마차로 이동합니다.
루시우스 A.
(이리야를 먼저 태운 뒤 이어 타고는 구석에서 수건을 한 장 꺼내든다.) 축축하실 테니 닦으세요, 부인.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 감사합니다. ( 루시우스씨가 건네는 손수건을 받아 물기에 젖은 몸을 조금씩 닦아내기 시작하였다. ) 덕분에 어느정도 추위가 가시는 것 같네요. 감사해요, 루시우스씨.
루시우스 A.
(성을 간략하게 소개하긴 했으나 이름이 불리자 잠시 움찔한다. 당신이 물기를 닦아내기 시작하자 시선 살짝 모로 틀어 창밖 향한다.) 마부에겐 저희가 타면 곧장 아델하이트 저로 향하라 미리 말해뒀습니다.
저택으로 이동하는 동안 궁금한 점이 있다면 편히 물어보시죠. 아는 한에서 부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드릴 테니.
이리야 아델하이트
... 그렇다면,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어요. 루시우스씨는... 저희 남편과 어떠한 사이였나요? 저는... 저희 남편에게서 루시우스씨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어서...
루시우스 A.
…아. (잠시 입가 매만지다가.) 그런 의문이 드실 법도 합니다. 사실 저도 이 유언장을 전달 받았을 때 꽤 의외라고 생각했거든요.
벤과는 한창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동창이었습니다. 알고 지낸 햇수로 따지면 오래되기는 했군요.
루시우스 A.
지난 몇 년간 해외로 나가 있어 결혼식에 참석도 못했으니 제 얘기를 못 들으신 것도 당연합니다.
(잠시 그렇게 답을 마무리 짓는 듯 싶다가.)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벤의 유언은 지킬 테니까요. 죽은 사람의 부탁이니만큼 그럴 가치는 충분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같은 학교 친구셨군요. ... 그이에게 이러한 친구분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그래요, 그이는 과거에 대해서 잘 이야기 해주지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루시우스씨를 보니까. 그이는 좋은 학창 시절을 보낸 것 같네요.
그야... ... 죽은 친구의 아내를 챙겨주는 사람은 흔치 않으니까요. 아마, 그이도 루시우스씨를 다시 만나게 되어 기뻐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비록 남편은... 저 차디찬 땅에 묻히게 되었지만. ... 그래도, 마지막 만큼은 친구를 볼 수 있었으니까요.
루시우스 A.
(언짢은 건지 비웃는 건지 모를 애매한 표정 잠시 스쳐 지나간 뒤에 웃음 건다.) 그럼요, 대단한 친구였죠. 가는 길에라도 이렇게 배웅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루시우스씨는... 어째서 남편의 유언을 지켜주시는 걸까요? 보통이라면, 무시할법도 한데... ... (말하다가 아차. 싶었는지 다급하게 말을 덧붙여) 아뇨, 딱히 타박하는 것은 아니네요. 그저, 궁금해서 그래요. 요즘 같은 시대의 미망인은 마녀... 잖아요? 이교도이기도 하고. 저를 무시하고 재산을 가져갈 법도 한데...
루시우스 A.
글쎄요. 제 말을 믿으시건, 믿지 않으시건 그건 부인의 마음입니다. 돈이라면 저도 나름의 사업을 하고 있어 차고 넘치게 많으니, 재산이 딱히 필요하지도 않고요.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오직 한 가지, 나는 당신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내가 해줄 수 있는 선이라면 전부 이뤄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죠. (수상쩍도록 눈 가늘게 휘어 웃는다.)
루시우스 A.
이 즈음에서 벤의 유언장을 다시 한 번 읽어드릴까요.
(종이 읽어 내린다.) 하나, 나 벤자민 아델하이트는 모든 재산을 나의 친구 루시우스 A. 에게 증여한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정말 특이하신 분이시네요... 루시우스씨는. ... ( 그렇게 말을 듣다가, 남편의 유언장을 다시 읽어준다는 말에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여)
루시우스 A.
둘, 그는 재산과 더불어 하나뿐인 나의 아내, 이리야 아델하이트를 책임질 것.
루시우스 A.
셋, 만일 책임을 다하지 못하거나 증여 받은 재산을 루시우스가 거부하면 즉시 모든 권리는 이리야에게 이동한다.
루시우스 A.
이 세 번째 항목이 가장 중요하겠군요. 당신이 만족하지 못하면 제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된 것이니, 재산을 포기해야 하니까요. (검지로 짚어 가리킨 뒤에.)
하지만 거액의 재산이 걸린 것치고는 조건이 불확실한데…. 그래요. (눈 반짝이더니 종이 다시 당신의 앞으로 밀어두고 겉옷 주머니에서 만년필을 하나 꺼낸다.)
우리만의 네 번째 항목을 만드는 건 어떻겠습니까?
이리야 아델하이트
네 번째 항목... 말씀이신가요?
루시우스 A.
우선은 짧게 삼 일. 그동안 당신을 성심성의껏 책임지겠습니다. (손가락 세 개 펴 보인다.)
그 뒤에 당신이 결정하도록 해요. 계속해서 나에게 당신을 책임지도록 할지…, 그러니까 벤의 부탁을 받아들일지, 혹은 그의 재산만을 증여 받을지.
사흘 후 당신이 떠나라고 말하면 나는 재산도, 책임도. 그리고 이리야 아델하이트, 당신도 깔끔하게 포기할 테니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들이라... 솔직히 당황스럽긴 하지만... ( 떨떠름한지 그저 손만 하염없이 매만졌다. 그이는 어째서 이러한 유언장을 작성한 것일까. ) 그래도, 사흘 정도라면 저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렇다면, 사흘 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루시우스씨. 아니, 이 경우는 짧지만... 후원자씨라고 불러야 할까요?
루시우스 A.
편한 쪽으로 불러주시면 됩니다. 루시우스, 루카, 후원자, A. 어느 호칭이든요. 저는 지금처럼 부인이라고 부르도록 하죠.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렇다면 저 또한 후원자씨라고 부르도록 할게요. 아무리 그래도 미망인이 젊은 남성분의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루시우스 A.
(무엇이 우스운지 하하, 하고 짧게 웃음을 흘린 뒤엔 말을 잇는다.) 사흘 동안 당신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드리겠습니다. 책임진다 큰소리 친 사람이 그 정도 성의도 보여드리지 못하면 안되겠죠.
루시우스 A.
하지만 '무엇이든' 해드린 뒤에 당신의 변덕으로 쫓겨나게 된다면 조금 억울할 것 같으니…. 하루에 한 번 제 부탁도 들어주시는 것으로.
금전이나 육체적인 요구를 하진 않겠습니다. 딱 하루에 한 번 정도면 그래도 제 나름에선 수지타산이 맞을 것 같은데. 부인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이리야 아델하이트
( 아... 아뇨 그정도는... 저는 딱히 바라는 것이 없다고 말하려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것을 발설하는 순간 후원자씨의 명예에 먹칠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한 생긱이 들었지.)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러한 것이라면 저 또한 상관 없어요. 오히려 저야... 감사한 일인걸요. 후원자씨 께서는 저를 책임져주는 위치시니까요. 그러한 감사한 분에게 은혜를 갚을 수만 있다면 저 또한 뭐든지 할 수 있는걸요.
루시우스 A.
(당신의 저어하는 기색을 놓치지 않았다.) 걱정 마세요, 부인. 고작 삼 일입니다. 당신이 날 볼 수 있는 기간은.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지나갈 짧은 시간이 되기도 하죠.
루시우스 A.
그럼 네 번째 항목은 제가 적을까요? 부인이 추가하셔도 됩니다. (말만 하면 만년필 넘겨주겠다는 듯.)
이리야 아델하이트
하지만 저와 후원자씨는 오늘 처음 본 남인걸요... 혹시나 제가 어떠한 요구를 하게 될 줄 알고... 뭐든지 해주신 다는 것일까요? 후원자씨... 그 혹시나 하는 이야기지만 ( 슬쩍 눈치를 보다가) 아무리 유언이라고 하더라도 뭐든지 들어준다는 이야기는 쉽게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요... ( 그럴리는 없겠지만...) 사기 당할 수도 있으니까...
아. ( 네번째 항목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와중이었죠. 잠깐 잊었는지 아차하곤) 네. 4번째 항목에 관해서는 후원자씨 께서 적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달리는 마차 안이라... 좋게 적을 자신이 없거든요.
루시우스 A.
(당신의 걱정에 잠시 놀란 표정 되었다.) 설마 제게 누군가를 죽여 달라거나, 이 나라를 달라거나. 그런 부탁을 하진 않으시겠지요. 벤이 그런 사람을 부인으로 맞았을 것 같지는 않거든요.
뭐…. 이건 당신이 납득할 수 있도록 말한 거고. 이런 제안을 한 데에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이리야, 당신에게는 그래도 될 것 같거든요. (당신을 향하는 시선 부드러워진다.)
제가 감당 못할 부탁을 하신다면… 제 사람 보는 눈이 틀렸음을 통감하는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가볍게 어깨 으쓱인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당신이 든 극단적인 예시에 자신 또한 화들짝 놀라며 손사레를 쳤다. ) 아... 아무리 그래도 그러한 소원은 들지 않을 것 같네요. 누군가를 죽이거나 이 나라를 달라는 소원은 너무... 동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잖아요. 그래도 혹시나 다른 사람들은 후원자씨를 괴롭히는 계열의 소원을 들 수도 있었으니 저는 그것을 걱정하는 말이었어요.
아! 그... 그래도 제가 후원자씨를 괴롭힌다는 말은 아니었으니 안심해주세요. 저는 되도록이면 이 사흘동안은 사이좋게 지냈으면 하거든요. 좋게 지냈으면 해요.
루시우스 A.
괜한 걱정은 넣어두세요. 저를 어떤 사람으로 보셨는지는 대강 알겠습니다만…. 당신의 생각만큼 쉬운 사람은 아니라서요. (애초에 이 얼굴을 보고 그런 걱정한 것도 놀랍다, 같은 생각 잠깐 하고는.) 이런 부탁을 또 받을 일도 없고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래도... 저에게는 그래도 괜찮겠다는 말은 다소 ( 끄응... 무어라 이야기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체 남편과 후원자씨는 어떠한 친밀한 관계였길래 생판 남인 나에게 조차 이러한 친절을 베풀어주시는 걸까. ) 과하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루시우스 A.
(말 없이 웃는 얼굴로 달리는 마차 안임에도 용케 유언장 말미에 문장 새겨 넣고는 품 안에 갈무리하고 손 내민다. 그러니까… 아마도 악수하자는 의미.)
이리야 아델하이트
정말... ... 괜찮으신건가요? ( 힐끔... 후원자씨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계속해서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었지. 아무래도 소시민은 후원자씨의 스케일에 대해서 잘 모르니... 걱정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했다. )
( 내미는 손을 바라보더니. 아, 인사하자는 뜻인가. 천천히 제 쪽에서도 손을 내밀어. 그 손을 잡았어. ) 그렇다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사흘 동안... 잘 지내봐요. 후원자씨.
KP
사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숫자입니다.
오랜 동화 속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도 딱 세 가지의 소원을 들어주었죠.
대신 저치의 소원도 세 번 들어주게 생겼으나 그의 말대로 '수지타산'을 고려한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닙니다.
악수를 마친 뒤, 타이밍 좋게 마차가 멈춰 섭니다.
창 너머로 아델하이트 저택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루시우스 A.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먼저 문 연 뒤 내린다.) 후원자 된 도리로 에스코트를 해드리는 게 맞겠죠. 내리세요, 부인. (활짝 연 문 옆에서 한 쪽 팔 들고 섰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보통은 이 행동을 남편이 대신 해주곤 했는데... 입 안에 남은 씁쓸함을 다소 숨길수가 없었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후원자씨의 팔에 손을 올리고 감사인사를 전했어. ) 감사해요, 후원자씨. 덕분에 편하게 내렸네요.
루시우스 A.
(이번에도 당신의 씁쓸함을 눈치챘으나 내색하지 않는다.) …별말씀을. 그럼 들어가실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네. 들어가요. ( 어쩐지 차분한 표정. 타인의 앞이니 약간의 미소가 걸려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슬픔이 묻어나는 듯 했었어. )
KP
루시우스는 당신의 팔이 얹어지자 망설임도 없이 저택 안까지 걸음을 내딛습니다.
사용인들은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당신을 맞으려다 제집처럼 행동하는 그를 의아해하는 눈치입니다.
집사
저… 마님, 이 분은?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죄송해요. 소개가 늦었네요. 이분은 저의 후원자로...
루시우스 A.
(이리야의 소개 이어받는다.) 아델하이트 부인의 후원자입니다.
벤의 유언에 따라 재산을 물려받게 된 사람이기도 하죠.
그래도 어릴 적엔 이 저택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사용인들 기억력이 좋지 못하네요, 부인.
KP
집사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하지만 당신이 그의 말을 정정하지 않자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물러갑니다.
루시우스 A.
부인, 오늘은 밤이 늦었으니 이만 쉬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심적으로 많이 지치셨을 테니까요. 저는 당분간 손님 방에서 머물도록 하죠.
이리야 아델하이트
( 분명... 어릴적에는 친구라고 했지만... 친구가 보통 이렇게 친구의 집을 자유롭게 제 집처럼 행동하는게 맞나..?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집사들도 후원자씨의 얼굴을 못 알아보고... 점차 의문이 조금씩 쌓여만 갔다. )
그렇네요. 마침 밤이 깊었기도 하고. ... 그렇다면 먼저 들어가서 쉬겠습니다. 후원자씨도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 아무래도 후원자씨 께서도 소중한 친구를 잃었으니까요. 상심이 많이 크시겠죠.
루시우스 A.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는 말에 가타부타 하고 싶지 않은지 눈썹 한 번 들어 보이고 말았다.) 네, 그럼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KP
당신의 의문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그는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손님용 방으로 향합니다.
KP
구조를 저리 잘 알다니, 정말로 당신의 남편이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이 집에 자주 드나들던 사람이긴 한가봅니다.
어느새 밤이 깊었습니다.
KP
서서히 비가 그치긴 하는지 장례식을 할 때보다 빗줄기가 많이 약해졌습니다.
KP
창 밖으로 보이는 앙상한 나뭇가지가 손뼈처럼 보일 정도로 분위기가 스산합니다.
어쩌면 늘 곁에 있던 남편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심신이 미약해진 걸지도 모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여보... ...
KP
안방으로 들어서면 함께 누웠던 침대가 한없이 크게만 느껴집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째서... 나를 두고 가버린건가요. 어째서...
KP
사고사한 남편의 장례를 치르며 조문객을 맞이하고, 본인이 유산을 받은 후원자라 자처하는 루시우스도 만났습니다.
이 모든 게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니 피곤해집니다.
비를 맞은 몸이 이제야 으슬으슬 떨리기 시작하네요.
긴장이 풀린 탓일 겁니다.
이만 잠자리에 들도록 합시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둘이서 같이 누웠던 침대가 너무나 크게만 느껴졌다. 같이 웃고 떠들고 행복했던 시절이 마치... 방금 전의 일만 같은데. ...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괴로워서... ... 눈물로 젖은 밤을 보냈다. 서서히 눈을 감고 그리움에 사무치듯 잠에 들며 )
KP
-
잠에 빠진 당신은 꿈을 꿉니다.
남편이 서 있습니다.
참 다정했던 사람이었죠.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당신을 아낌없이 사랑해주던….
이리야 아델하이트
여보...?
KP
당신이 입을 열자 아무것도 없던 땅에서 마른 풀들이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벤자민이 손을 내밉니다.
하지만 어쩐지 이상한 꿈입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나오는 꿈인데 왜 이리 불길한지….
곧 다가온 그가 당신의 손을 맞잡고 이내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지만, 스산하고 기이한 기분을 떨치기 힘듭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건... 꿈인거죠? 현실의 당신은 이미 죽었는데. ( 점차 슬픔으로 일그러지는 얼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이미 저 차디찬 땅. 아래에 묻혔는데)
KP
직후 자라난 마른 풀들이 재가 되어 눈처럼 휘날립니다.
가려진 바닥이 드러나자, 당신과 남편은 기이한 문양이 그려진 마법진을 밟고 서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뱀이 꿈틀대듯 꼬인 글자는 뜻을 알 수 없고 불길한 검은 빛이 납니다.
KP
당장이라도 벗어나고 싶지만 잡힌 손이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KP
그는 힘줄이 드러나도록 당신을 붙잡고 있어, 꿈임에도 아픔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이게 무슨...
KP
마침내 그가 입을 엽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놔...놔줘요.
KP
"사랑해, 이리야."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들으면 소름이 끼칩니다.
마법진에 적힌 문자가 번뜩거리며 공중으로 휘날립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KP
그리고 바닥이 꺼지면서 당신은 추락합니다.
이내 암전입니다.
-
KP
1. 첫 번째 날, 소원
KP
꿈에서 깬 당신의 온몸이 흥건합니다.
식은땀을 잔뜩 흘렸습니다.
분명 남편이 나오는 꿈이었는데….
빈 자리가 크게 느껴져 긴 악몽을 꾸었나 봅니다.
이성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헉.... 허억...허억... ( 식은땀에 젖은 이마. 떨리는 동공과 함께 가파른 숨을 내뱉습니다.)
cc<=40 이성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5 > 95 > 실패
KP
이성 1점 감소.
system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성 : 40 → 39
KP
시간을 확인하면 평소보다 늦은 시간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늦...늦잠을 잔걸까요.
KP
당신이 중얼거리면 인기척을 느낀 것인지 사용인이 밖에서 문을 두드립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 빠르게 이마에 남은 식은땀을 닦아내고 어느정도 흐트러진 옷들을 갈무리했다. 대충 정리했으면 소리를 내어보나) 들어오세요.
하녀
마님, 씻으실 물을 데워 놨습니다. 시중이 필요하신가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네... 부탁드릴게요. 아무래도 자고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꽤 불편해서..
KP
하녀가 욕실로 먼저 들어가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곧 시중을 받으며 짧은 샤워를 마칩니다.
옷 입는 것을 도운 뒤 머리까지 꼼꼼히 정리해주는 것도 평소와 같습니다.
저택에 알맞은 모습으로 있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밖은 비구름이 개어 맑습니다.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햇빛이 비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오늘은 꽤나 맑네요. 어제 비가 내리던 것이 마치 거짓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 어제의 당신이 죽은 것 또한... 거짓처럼 느껴질 정도로... 맑은 아침이네요. )
하녀
아, 그렇죠? 꼭 하늘도 주인님의 죽음을 추모했던 것 같다니까요. 우연이겠지만 역시 신기해요. (장단 맞춰준다.)
단장이 완료됐으니 이제 식당에서 아침을 드실 수 있게 준비하라고 전할게요! 천천히 오셔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렇....네요. 어제의 암울했던 날씨가 남편의 죽음을 보고 슬퍼하던 것 같았기도 해요. 정말 그랬던 거였으면 좋겠네요. ( 분명 우연이겠지만... 그녀는 일단 이런식의 정신승리 같은 말도 하였지.)
먼저 내려가시나요? 그렇다면, 저도 천천히 내려갈게요. 부디 하녀씨도 조심해서 내려가세요. 급하게 내려가면 다치니까요. (언제나 조심! 안전!이 가장 최우선이에요. 라는 말까지 덧붙여)
KP
당신의 당부에 하녀는 까르륵 웃으며 마님도 참! 같은 말을 하고는 빠르게 사라집니다.
당신도 아침을 먹으러 갈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후후... 아침부터 활기차고 좋네요. (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작게나마 웃음소리를 내었어. 언제나 활기찬 모습을 보면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었지. ) 먼저 하녀씨 부터 보냈으니... 저도 이만 내려가봐야 겠네요. ( 그렇게 머리를 살짝 털어내며 천천히 걸어가 )
KP
방을 나서면 루시우스가 보란 듯이 멀끔한 차림으로 서있습니다.
어제와 달리 한 쪽 어깨에만 코트를 걸친 채입니다.
루시우스 A.
부인, 식사하러 가시는 참이면 함께 이동하시죠.
안 그래도 아침을 같이 하려고 했는데, 불러도 답이 없으셔서 사용인들을 물려 놨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먼... 먼저 식사하셔도 되셨는데... 저를 기다려 주신 건가요? 어쩐지 죄송하네요. 그러면, 같이 가요...
KP
실내라서 그런지, 루시우스는 에스코트를 열심히 해주던 어제와 달리 팔을 내밀지 않고 당신의 옆에 서기만 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어색하게 눈치를 보며 식당으로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어제 후원자니 뭐니 그런 대화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색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 그 후원자씨 께서는... 어젯밤 평안한 밤... 보내셨나요?
루시우스 A.
물론입니다. 침구의 질이 좋더군요. 부인께서는 간밤에 평온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는 당신 쪽으로 몸 살짝 기울이고.) 오늘 당신이 원하는 건 무엇이죠?
뭐든 들어드리기로 했으니, 당신의 소원을 알고 싶은데요.
루시우스 A.
아, 밤 사이 의문이 또 드셨다면 소원을 말하기 전에 다른 질문을 하셔도 좋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편안한 밤을 보내셨다니 다행이네요. 손님방은 그이와 함께 모든 가구들을 손수 하나하나 골랐답니다. ( 이 저택의 모든 가구들에는 남편의 손길이 닿지 않는게 없었지.) 저 또한 밤은... 좋게 보낸 것 같네요.
소원 말인가요...? 아, 그렇네요 소원을 이뤄드린다 하셨죠. 하지만... 전 정말 이루고픈 욕망이 없어서... 그렇다면, 사소한 소원... 은 괜찮을까요?
루시우스 A.
물론입니다. (선선히 고개 끄덕인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렇다면... ( 힐끔, 후원자씨를 바라보더니 ) 식사를 하며 후원자씨와 남편 사이에 있었던 일. 그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에게 있어선 이것이 가장 소중한 소원일 것 같아요.
루시우스 A.
아… 흠. (잠시 고민하는 기색.) 물질적인 요구를 하실 것으로 생각했는데요.
(이내.) 좋습니다. 뭐든 들어드리기로 했으니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하지만 저는 정말... 바라는 것이 없어서. 물질적인 것 보다는 차라리 남편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추억이 더 좋았거든요.
들어주시는 걸까요? 감사해요 후원자씨. (화색을 표하며)
루시우스 A.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들려드리는 것으로 하고…. 그럼 그와 별개로 당신에게 어울리는 것-뭐가 되었든.-을 찾아내 제가 선물하는 것으로 하죠.
제 호의이니 부디 받아주셨으면 좋겠군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소원을 들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선...선물까지요? 이거 너무 후원자씨께 부... ( 아니, 이런 말을 하면... 안 되겠지? 하며... 급하지 말을 돌려) 감...감사해요. 그렇다면 호의는 감사하게 받도록 하겠습니다.
루시우스 A.
(부담될 것을 충분히 알면서도 웃는 낯이다.) 다만 제가 말재주가 없으니, 부인이 묻는 말에 제가 성실히 답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KP
그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은 식당에 도착합니다.
KP
루시우스는 기울였던 몸을 바로 하고 상석의 의자를 빼줍니다.
루시우스 A.
앉으세요, 부인.
부인께 어울리는 것을 구하려면 바쁠 테니, 소원은 식사하면서 이루어드리는 게 좋겠군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감...감사해요. ( 후원자씨의 에스코트에 감사를 표하며 자리에 앉았지. )
KP
행동거지를 보면 예의를 모르는 자도 아닐 텐데, 답지 않게 한 손으로만 의자를 뺐음은 뒤늦게 눈치챕니다.
루시우스 A.
(당신이 자리에 앉자 저도 음식이 세팅된 자리를 찾아 앉는다.)
루시우스 A.
그럼 부인, 심문을 시작하시지요.
루시우스 A.
(느긋하게 앞의 스프부터 한 술 뜨고 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네.... ... 대화 말씀이신거죠? 천천히 해요.
( 먼저 식전 빵을 부드럽게 썰어 입안에 넣었다. 버터와 잼을 바른 뒤 천천히 꼭꼭 씹어먹었지)
루시우스 A.
(이리야가 식사하는 모습 눈여겨본 뒤 이쪽도 입 다물고 식사에 집중한다. 어쨌거나 먹으며 대화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기도 했으니까.)
KP
한동안 그렇게 조용한 식사가 이어집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어느정도 식사가 이어지면, 식사 마무리를 하고 냅킨으로 입가를 똑똑 닦았다. ) 식사는... 입에 맞으셨을까요?
KP
두 사람 모두 음식을 비우고 나면 사용인들이 그릇을 치우고 차를 내옵니다.
루시우스 A.
완벽하게 훌륭한 아침이었습니다. 벤 녀석과 그래도 제가 입맛은 맞았거든요. (나름의 농담이라고 던진 것이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식사는 괜찮았다는 말에 안심했다는 듯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아) 입에 맞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저택의 식사는 주로 남편의 입맛에 맞춰져 있었거든요. 후원자님의 입맛도 남편의 입맛이랑 맞았다니 두 분은 좋은 친구였네요.
루시우스 A.
(누가 봐도 저택의 안주인 같은 모습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그럼 이제 저와 벤 사이의 일에 대해 말씀드릴 것만 남았군요. (서둘러 해치워버리고 싶은 기색이 역력하다.)
루시우스 A.
(세팅된 찻잔 들고는 입 축이며 이리야의 질문 기다린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제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말에 화색을 돋구며 말했지. 겸사 손뼉도 치며 말이야. ) 그렇다면 후원자씨랑 저희 남편의 첫 만남은 어떠했나요? 후원자씨께서 이 집에 익숙한 것도 보고... 입맛도 닮았던 것을 보아 저희 남편이랑 정말 친했을 것 같네요.
루시우스 A.
그렇게 친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얕게 선 긋는다.) 그냥, 흔히 그 나잇대 애들이 그렇듯 급우들을 집으로 불러다 같이 놀고… 그런 거였죠.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이 저택은 마을에서 제일 가는 부잣집이었거든요.
그래서 다들 종종 놀러오곤 했었죠. 저도 그랬고요.
첫 만남이 그렇게 임팩트가 있진 않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잠시 생각을 되짚는 듯 시선 당신에게서 비껴난다.)
말을 섞게 된 계기는 기억나는군요. 짝꿍이 되어 한 달 간 같이 앉은 적이 있습니다. 말을 트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부인도 알다시피 대학까지 나온 녀석 아닙니까. 부인과 같이 수학했다고 했던가요? (하여간… 같은 조사 끼워 넣고.) 똑똑한 녀석이라 수업을 따라가는 데에 있어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친해졌다고 해두겠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그랬군요. 그래서 이 집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짝꿍이 되며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던 계기를 갖게 된 거네요. 후후, 그렇다면 후원자씨와 저희 남편은 어떠한 학창 시절을 보냈는지 물어도 괜찮을까요? ( 천천히 찻잔의 차를 마시며,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어. ) 그저 단순한 것이라도 좋아요. 두 사람은 어떻게 같이 놀았는지. 어떠한 학창 시절을 보냈는지 말이에요.
루시우스 A.
(시선 내리 깔아 찻잔으로 고정시킨다. 고인과의 추억을 상기하기가 힘들어서인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말이 느려진다.) 남자애들 노는 데에 뭐 특별한 게 있겠습니까.
가끔 투닥이면서 싸우기도 하고, 누구네 집 개가 새끼를 낳았다는 말에 수업 끝나고 구경하러 놀러도 가고. (10년도 더 된 추억을 떠올리면서 눈매가 부드러워진다.)
수업 시간에 딴짓을 하다 걸려 벌이라도 서는 날엔 서로 모여 눌리기도 하고 그랬었죠. (회상은 거기서 마친다. 말해보아야 따분하기밖에 더할까.)
이쯤이면 충분한 설명이 되었을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후후.. 정말 그 나잇대 남자아이들 이었군요. 어쩐지 후원자씨에게도 그러한 추억이 있다는 사실에 꽤나 놀라워요. 후원자씨는 왠지 어렸을 때에도 예의있게 노셨을 것 같았거든요. ( 입가를 가리며 조심스럽게 웃어보았지. )
네... 이쯤이면 즐거운 추억 대화를 한 것 같네요. 남편과 후원자님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되어 꽤나 기쁜 대화였던 것 같아요. 아차, 제가 혹시 후원자님의 다과를 방해했던 거일까요? 마저 다과를 즐기도록 해요.
루시우스 A.
그렇게 생겼다는 말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워낙 오래 전 일이니까요. (철 없던 시절의 일 털어놓은 직후라고는 생각할 수 없도록 아무렇지 않게 예의 차려 차 들이킨다.)
부인에게는 그런 어린 시절이 없으십니까? (문득 반문한다.) 방해는 아니니 걱정 마세요. 원래 티타임이 그런 거니까.
이리야 아델하이트
모두들 어렸을 적에는 사고뭉치처럼 놀곤 했네요. 지금 현재에는 다들 어른이 되었지만, 과거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였으니까요. ( 후원자님이 차를 들이키는 것을 보곤 자신 또한 안심한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천천히 차를 마셨지. )
저도 말인가요... 물론, 저도 그러한 시절이 있었죠. 저는 특히나 책을 좋아하던 어린 아이였는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 한동안 서점에서 나오질 않아... 부모님이 꽤나 고생하셨던 기억이 있어요.
후후... 모두들 어릴적 철 없던 과거였죠. 지금은 어느정도 컸으니까 하지 않는 행동이지만 말이에요. 그러고보니, 후원자님 께서도 그러한 과거가 있나요? 부모님의 속을 썩이게 하는 그런 사고뭉치적인 이야기 말이에요.
루시우스 A.
글쎄요. 그렇게까지 부모님이 언성 높이게 하는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 (당신이 무안하지 않도록 서둘러 말을 잇는다.)
종종 밥을 먹고 싶지 않다거나, 편식하겠다고 떼를 써 어머니를 곤란하게 만들었던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곤 당신과 눈 맞춘다.) 이번에도 의외라고, 놀라실 겁니까?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후후 그렇네요. ( 눈이 마주치자 밝은 웃음소리를 내며 재밌다는 듯 미소지었다. ) 꽤나 의외인걸요. 후원자님께서도 그러한 과거가 있다는 것이... 의외의 면모라고 생각해요.
묘하게 제가 생각하는 후원자님께서는 밥도 잘 먹고 언제나 의젓하게 있었을 것 같거든요. 한번도 속을 썩이지 않는 효자였을 것 같았는데. 후원자님께서도 어린 아이셨군요?
루시우스 A.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 얼굴로 입꼬리만 끌어당긴다. 얼핏 그리움이 스쳐 지나간 것 같기도 했다.) 그런 셈입니다. 부인께서 저를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 기쁠 따름이군요.
(어느새 찻잔 다 비웠는지 내려둔다.) 저와 벤 사이에 있었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셨길 바랍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을까요? 정말... 시간은 무척이나 빠르네요. 어쩐지 야속할 정도로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었어요. ( 이제 비워진 찻잔을 한번 내려보더니 편안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봐) 덕분에 한결 편안해진 기분이 들었네요. 그이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무척이나 좋은 소원이었던 것 같아요.
저의 의문도 해소가 되었고. 즐거운 시간으로 인해 마음도 무척이나 산뜻해졌네요. 부디, 후원자님도 좋은 시간이었길 바래요.
루시우스 A.
친애하는… 부인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라면 언제든 즐겁지 않을 리가요. (식탁 짚고 몸 일으킨다.) 그럼 저는 잠시 자리를 비우도록 하겠습니다.
저녁을 먹기 전에는 돌아올 테니 늦어도 걱정하지 마시고요. (딱히 서로 걱정하고 말고 할 사이가 아님에도 의례적에서인지 덧붙인다.)
KP
그렇게 말을 마친 그는 한쪽만 걸치고 있던 코트를 똑바로 입습니다.
관찰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관찰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2 > 62 > 실패
KP
날씨가 추우니 미치지 않고서야 밖으로 나가는데 한 쪽만 걸치는 패션을 고집할 수는 없겠죠.
당연한 일입니다.
루시우스는 당신의 뺨에 짧게 키스하고 그대로 저택을 나섭니다.
KP
아무리 봐도 수상한 그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그의 방으로 향하거나, 평소처럼 서재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KP
다만 루시우스가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는 일이므로 둘러볼 생각이 있다면 그의 방을 먼저 방문하는 게 좋겠네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그러고보니, 후원자님께서는 옷 챙겨오셨을까요? 아무래도 오랫동안 있을테니... 옷 몇가지라도 챙겨드리는게 좋아 보일 듯 하네요... ( 그렇게 생각하면 천천히 후원자님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KP
-
KP
루시우스의 방.
KP
그가 묵고 있는 방은 손님용으로 준비해둔 곳입니다.
고급스러운 벽지와 커튼이 방의 분위기를 책임지고, 값비싼 가구와 바닥에 깔린 타일은 잠깐 묵는 사람일지라도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마호가니로 만든 침대와 책상, 옷장. 그리고 닫는 걸 깜빡했는지 열려있는 창문이 보입니다.
조사 포인트 :: 침대 / 책상 / 옷장 / 창문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창문 닫는 것을 잊으셨을까요... ( 창문으로 다가가 살핍니다.)
KP
활짝 열린 창문으로 찬 겨울 공기가 밀려 들고 있습니다.
정원이 바로 보입니다.
잔디에 내린 서리를 알아볼 만큼 추위가 한걸음 가까이 다가온 듯합니다.
창틀에 앙상한 가지가 걸쳐져 있어 창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낼 것으로 보이며, 나무 뒤로는 고르게 가지치기 된 수선화 화단이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불길하네요... ... 미심쩍은 감정을 가지며 창문을 닫아줍니다.)
KP
예상과 마찬가지로 끼이익 하고 긁히는 소리가 납니다.
어쨌거나 더 이상 찬 바람은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나중에 수리라도 해야겠어요. ( 이대로 두기에는... 손님분들에게도 민폐가 될 것 같으니... 어느정도 신경을 돌려 옷장을 봅니다.)
KP
그가 가져온 옷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습니다.
부지런한 성격인지, 뻔뻔하게도 벌써부터 눌러앉을 준비를 한 건지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
관찰력 어려움 이상 혹은 감정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감정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KP
똑같이 생긴 넥타이 핀이 두 개 놓여 있습니다.
장신구를 좋아하는 디자인으로 여러 개 맞추는 사람들은 종종 보았으나 흠집까지 완전히 똑같은 경우는 처음 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렇게까지 똑같은 핀이? ... 취향... 이신걸까요? ( 좀처럼 가늠할 수 없는 후원자님의 취향에 갸우뚱 고개를 숙여. )
( 하는 김에 침대도 정리해드릴겸 살핍니다)
KP
사용인이 벌써 정리했는지, 구겨진 흔적 없이 정돈되어 있습니다.
KP
아니면 이 방을 쓰고 있는 사람이 깔끔한 성격이라 그런 걸 수도 있겠습니다.
하여간에, 크게 눈에 띄는 건 없습니다만 그 주변으로 루시우스가 저택에 들어올 때부터 가지고 있던 가방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중요해 보이는데 깜빡 잊고 나간 걸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가방을 가지고 가신걸 잊으신 걸까요? ( 흠... 잠깐 고민하더니 ) 전해드리는게 좋겠..죠?
( 한번 가방을 들어봅니다.)
KP
안을 살펴보면 당신에게도 보여주었던 유언장이 들어있습니다.
그 밑에는 종이 조각 몇 개가 깔려있네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건 무슨 종이지? 한번 봅니다.)
KP
찢어진 종이 몇 조각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상태입니다.
따로 적혀있는 건 없어 보입니다.
아마 오래된 종이 귀퉁이가 떨어져 나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관찰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관찰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6 > 96 > 실패
KP
가방을 샅샅히 훑으면 짙은 펜으로 글자가 적혀 있는 조각 하나를 용케 찾아냅니다.
라틴어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라틴어... 네요? ( 후원자님... 라틴어도 읽을 줄 아시는구나... 같은 생각을 합니다. 한번 읽어볼 수 있나?)
KP
라틴어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01 라틴어 (1D100<=1)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5 > 45 > 실패
KP
그러고 보면 서재에 라틴어 사전이 있었던 것 같기도?
이리야 아델하이트
(서재... 나중에 서재로 가볼까요... 일단 유언장도 살핍니다.)
KP
유언장은 복사본으로 보입니다.
본인 입으로 나름 사업도 하고 있다고 한 만큼, 원본을 무방비하게 두진 않았을 겁니다.
당신과 합의 하에 추가한 네 번째 항목이 남편과는 다른 필체로 보란듯 적혀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심란한 마음을 안고 유언장을 천천히 손에서 내립니다. 남편의 글씨가 이어지던 가운데 다른 사람의 글씨체를 보니... 여러보로 심란해보였습니다. )
( 이어서 책상도 봐요)
KP
서랍이 하나 달린 평범한 책상입니다.
KP
손님들을 위해 준비해둔 연필꽂이와 종이 몇 장이 놓여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서랍을 한번 봅니다.)
KP
비상용 구급약과 붕대 두 개가 들어있습니다.
지능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70 지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4 > 94 > 실패
KP
어떤 응급 상황이 올 지 모르니 방마다 구급약과 붕대를 챙겨두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평소에는 구급약과 붕대를 몇 개나 두었죠...? )
KP
세 개를 두었던 것 같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하나가 비네요... ... 후원자님 설마하니 다쳤던 걸까요...?
( 나중에 돌아오시면 한번 살펴봐야겠네요...) (그렇게 연필꽂이도 봅니다.)
KP
만년필과 연필 몇 자루가 꽂혀 있습니다.
근처에 잉크병도 있네요.
리본 띠가 둘러져 있고 왁스로 봉해진 걸 보면 개봉된 물품은 아닙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선물하려던 것일까요? 한번 살펴봅니다.)
KP
만년필을 살피면 음각 부분에 갈색 찌꺼기가 고여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제가 쓰던 만년필을 뒀을까요... ( 갈색 찌꺼기가... 정리라도 해줄 겸 한번 살핍니다. 근데 저희 저택에 갈색 잉크가 있던가요...?)
KP
쇠 비린내가 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쇠비린내가... ... 오랫동안 방치해둔 것일까요.... ( 손님방에 이런걸 오래두면 역시 안되겠죠... 나중에 사용인들분께 언질을 주어 청소해야겠어요. )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느정도 정리할 것은 다 했으니까...
나중에 사용인분께 말씀드리고... 저는 이만 서재로 가볼까요.
KP
서재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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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수많은 책들이 당신을 반깁니다.
한쪽엔 널따란 창이 있으나 자연광이 책을 손상시킬 수 있어 환기할 때를 제외하고는 늘 커튼이 쳐져 있습니다.
두꺼운 천 뒤로 어느덧 해가 저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달리 한 것도 없는데, 확실히 늦게 일어나긴 한 모양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시간이 벌써 그렇게나...
KP
저녁 먹기 전에는 오겠다고 했으니 조만간 루시우스가 돌아올 지도 모를 일입니다.
책장에서 오래된 책 특유의 냄새가 확 밀려옵니다.
마을의 도서관 다음으로 책이 많은 것이 바로 아델하이트 저택의 서재이니, 자랑스러워해도 좋습니다.
전체적인 구조는 당신의 키를 훌쩍 넘는 커다란 책장 세 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으며,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이 그 옆 로비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까이에는 장작이 타오르는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위엔 순록 머리 박제가 걸려 있는데, 무용한 뿔의 기세가 한눈에 느껴집니다.
조사 포인트 :: 책장 / 소파와 테이블 / 벽난로 / 순록 머리 박제
이리야 아델하이트
( 서재에 왔으면 역시 책을 읽어야겠죠? 책장을 살핍니다)
KP
어찌나 긴지 팔을 벌려도 들어오지 않을 넓이입니다.
첫 번째 책장을 살핀다면 자료 조사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자료조사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KP
라틴어 사전을 찾아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그러고보니 그 종이조각에 적혀있던 글은 무슨 뜻이었을까요... 한번 단어들을 찾아봅니다)
KP
사전을 뒤적여 루시우스의 가방에서 찾아낸 종이 조각 속 문장을 맞춰봅니다.
"붉은 배양지의 결실" 이라는 문구임을 알아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특이한... 문구네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다른 책장도 살펴봅니다)
KP
자료 조사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자료조사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2 > 12 > 어려운 성공
KP
마녀에 관한 이야기라는 책을 찾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내용을 읽어봅니다)
KP
핸드아웃 마녀에 관한 이야기 공개.
정보
KP
Handout : 마녀에 관한 이야기
옛날, 사랑을 얻기 위하여 자신의 피를 상대에게 먹이는 주술이 성행했다고 한다. 마술에 관련한 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도 말이다. 고작 그런 방법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리 만무하지만, 그런 비겁하고 간악한 수를 써서라도 상대를 이루는 물질에 자신의 피를 채워 넣고 싶던 걸까.
메인
KP
마녀에 관한 이야기보단 먼 옛날에 성행하던 마법과 미신, 그리고 전설에 관한 이야기들이 적혀있는 책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신기한 책이네요....
( 다른 책장도 살펴봐요)
KP
자료 조사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자료조사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2 > 92 > 실패
KP
성공할 때까지 강행합니다. 한 번 시도 시마다 10분이 흐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자료조사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2 > 32 > 보통 성공
KP
조금 헤맸지만 암호학 책을 찾는 데 성공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책을 살펴봅니다)
KP
암호학의 기원부터 유명한 종류의 암호까지, 암호학에 관한 모든 것을 총망라해둔 듯한 책입니다.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을 몇 장 넘기고 눈에 띄는 대목을 읽습니다.
핸드아웃 암호학 공개.
정보
KP
Handout : 암호학
카이사르, 혹은 시저라 불리는 이 암호는, 암호화하고자 하는 글자를 일정 숫자(거리)만큼 밀어 다른 글자로 치환하는 방식이다. 알파벳으로 예를 들어보자. 네 번 밀면 A는 E, B는 F가 된다. 이 암호는 밀어내는 숫자만 알면 누구나 해독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사용이 쉽다는 편리성이 있다.
메인
이리야 아델하이트
( 책을 다 본다면 소파와 테이블도 가 살핍니다)
KP
푹신한 소파입니다.
종종 남편과 함께 여기 앉아 책을 읽기도 했죠.
테이블은 무릎까지 오는 높이이며, 테두리에 고급스러운 금칠이 되어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소파에 한번 앉아봅니다)
KP
앉으면 몸이 아래로 적당히 꺼집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한번 테이블도 봅니다 )
KP
매일 관리를 성실하게 하는지 먼지 한 톨 없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정말 깔끔하게 관리하시네요....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소파도 푹신하고... 테이블도 좋고... 그렇다면 벽난로도 한번 봅니다.)
KP
큼직한 장작이 넉넉하게 들어있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책장까지 닿진 않지만, 소파와 테이블이 있는 곳까지는 확실하게 훈훈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여분의 장작이 옆에 쌓여 있지 않았나요?
벌써 다 떨어진 것인지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사용인이 깜빡했나 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라... 벌써 장작이 다 떨어진걸까요.
하녀
아, 마님! 그게 글쎄, 창고 열쇠가 갑자기 사라져버렸지 뭐예요. (뒤에 시립해 있다가 기다렸다는 듯 끼어든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네? 창고 열쇠가요?
하녀
네. 워낙 저택 열쇠가 많다 보니 전부 복제해두지 않았거든요. 정원 저장소에 미리 꺼내어 놓은 장작도 얼마간은 있어서 당장은 필요하지 않긴 하지만요.
내일 마구간지기 톰이 장에서 나무를 사온다고 했으니까, 마님께서 신경 쓰시지 않게 가까운 시일 내로 해결해볼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래서 서재내에 장작이 다 떨어졌군요. 그런 것이라면 어쩔 수 없죠. 서재에 장작을 넣는 것 보단 다른 분들이 추위에 떨지 않는게 가장 급선무니까요. 꽤 넉넉하다면 천천히 다녀와도 좋아요.
다들 건강은 괜찮으신거죠? 감기에 걸린 분들도 계시나요?
하녀
아유, 마님이 불편하시지 않게 모시는 게 저희 일인 걸요. 저희 사정은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다들 멀쩡하답니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도 아니니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래도... 다른 분들도 힘드시잖아요. 저는 모두가 안심하고 건강 걱정 없이 일하셨으면 하는걸요.
그래도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오기 전이라 다행이네요. 겨울이 찾아오고 나서 일이 벌어졌다면... 무척이나 덜덜 떨었을 것 같네요.
하녀
어쩜 마음씨도 고우시지.
이리야 아델하이트
칭찬의 말씀 감사해요. 저 또한 하녀씨랑 같이 저택에 있게 되어 언제나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무척이나 밝으신 분. 언제나 힘이 되어줘서 고마워요.
하녀
저희 같은 것들도 늘 살펴주시니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죠. 그런 말씀 마세요!
KP
손을 내저은 하녀는 저녁 준비도 도울 겸 마님의 말을 집사에게 전하겠다며 당신에게 양해를 구하고 서재 밖으로 나섭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후후... 언제나 밝고 경쾌하시네요. 이 저택이 밝은 분위기를 띄는 이유도 정말 좋은 분들을 만나서 그런 것 같아요.
( 그렇다면 다시 조사를 재개합니다. 순록 머리를 봐요)
KP
용맹한 뿔을 보아하니 가격이 어마어마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남편은 사냥을 그리 즐기던 편이 아니었으니, 아마 사들인 거겠죠.
사용인이 날마다 먼지를 닦아내며 관리하는 사치품입니다.
관찰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관찰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0 > 30 > 보통 성공
KP
박제에 가려 그동안은 지나쳤는데, 박제가 걸려있는 벽지에 음영이 져 있습니다.
커다란 액자라도 걸려 있었던 듯, 기다란 사각형 모양입니다.
KP
순록 머리 박제 바로 밑, 그러니까 벽난로 위에는 단검 한 자루가 거치대에 올려져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단검이... ( 설마 이거 장식용이 아닌 진짜 날이 서 있는 단검일까요? )
KP
날카로워 보입니다. 섣불리 만졌다간 다칠지도?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런곳에 단검이... ( 일단 누가 만져서 다칠지도 모르니 조심스럽게 자리에 놓습니다.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읽을만한 책은 다 있었으니까... ... 이제 후원자님을 마중하러 가볼까요? 저녁때 쯤에는 오신다 하였으니...)
KP
서재 밖으로 나서면 아침에 방을 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루시우스를 마주칩니다.
루시우스 A.
(이쪽도 놀라긴 마찬가지인지 한쪽 눈썹 들어 올린다.) 서재에 있다는 말을 들어서 찾으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타이밍이 맞았네요, 부인.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 벌..벌써오신건가요? ( 문을 열자마자 바로 마주친 모습에 너무나 깜짝놀라 눈을 크게 떴지. ) 저 또한 후원자님이 오실 시간이라 마중하러 나가려고 했는데... 정말 타이밍이 이렇게 딱 맞았네요...
루시우스 A.
마중 해주려고 하셨다니 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상자 내민다.)
말씀 드렸죠, 부인께 어울릴만한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부디 마음에 드셨으면 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정말 선물을 구해다주러 가셨던 걸까요...? (꽤나 놀란 듯이 당신을 바라보고, 또한 상자도 바라봤지. 그렇게 천천히 상자를 받아들며) 무척이나 감사해요. 후원자님이 주신 선물이니까. 아마 제 마음에도 쏙 든 선물일 것 같네요.
( 한번 상자를 열어봅니다. )
KP
상자를 열면 나비 모양으로 정교하게 세공된 파란 브로치가 들어 있습니다.
값이 꽤 나갈 듯한 만듦새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 안에 들어있는 브로치를 보자마자 순간적으로 엄청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모습에 놀라워하며)
정말... 아름다운 브로치네요. 무척이나 마음에 쏙 드는 악세사리인 것 같아요. 감사해요 후원자님. 부디, 제 보물로 삼아서 꼭 가지고 다닐게요.
루시우스 A.
(숨김없이 감탄하는 모습에 조금 우쭐해진 것도 같다.) 보물로 삼긴요. 앞으로도 그런 것들을 많이 가지게 되실 겁니다. 물론, 약속한 사흘이 지난 뒤에도 제가 부인의 후원자로 남게 되었을 때의 얘기지만.
루시우스 A.
부인의 소원은 아침에 들어드렸고, 더 바라는 게 없으시다니 이제 부인이 제 소원을 들어주실 차례인데…. (말꼬리 길게 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러한 수준의 물건들을요? 하지만 이것들은 무척이나 값비싼 물건들 같은데... ... ( 정...정말 괜찮으신거죠? 불안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더니... 영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
이제 제가 후원자님의 소원을 들어드릴 차례군요.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부디,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루시우스 A.
(당신의 염려 섞인 눈빛을 가볍게 받아 넘긴다. 그 직후.)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KP
그는 당신이 문을 닫고 나온 서재로 들어가 무언가를 가지고 나옵니다.
벽난로 위에 놓여있던 단도입니다.
루시우스 A.
제가 원하는 건 별 게 아니에요. 그저….
KP
그는 낮부터 보여주지 않던 오른손을 들어 올립니다.
붕대를 맨 손 위로 단도를 갖다 대자, 힘을 주지도 않았는데도 쉽게 피부가 갈라져 비릿한 냄새를 풍깁니다.
말릴 새 없이 그의 손가락을 타고 피가 흘러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KP
붉디 붉은 혈액 탓인지, 좀 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떠오릅니다.
기이하게도.
루시우스 A.
드세요, 부인.
이게 제 부탁입니다.
하루에 한 번, 제 부탁도 들어주시기로 그렇게 약조하셨으니 무를 수 없습니다. 그렇죠?
KP
그는 당신에게 제 손을 들이댑니다.
미치기라도 한 걸까요?
세상 어느 누가 좋다고 저런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이겠어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하...하지만... ( 이러한 부탁은 정말이지 예상하지 못 했다. 아니 그치만 세상 어느 사람이 미쳤다고 소원으로 남에게 피를 먹인단 말인가 )
루시우스 A.
하지만?
이리야 아델하이트
( 하지만 이미 약속은 하였고 무를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쩌지 같은 생각만이 머릿속에 사로잡혔다.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아... 아니에요. ... 그 한방울이면... 되는거죠?
루시우스 A.
(피투성이 손을 들이미는 주제에 여느 때와 같이 친절한 웃음에 다정한 목소리다.) 네, 그거면 됩니다. 간단한 일이잖아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하지만, 부디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서는 하지 말아줬으면 해요. ( 영 마음이 찝찝한 듯 시선을 회피하다가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어느정도의 각오를 마쳤다. 그는 어째서 나에게 이러한 부탁을 하는 것일까. 정말이지 아무런 예상도, 감도 못 잡겠다는 듯이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지. )
KP
그의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를 마지못해 받아들입니다.
어쩐지 오한이 입니다.
이성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39 이성 (1D100<=3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 > 3 > 대단한 성공
루시우스 A.
scc<=40 이성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2 > 12 > 어려운 성공
루시우스 A.
s1d4 (1D4) > 2
KP
이성 변화 없습니다.
루시우스 A.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시네요. (보통의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일 텐데도. 뻔뻔하다.) 시간이 늦었으니까, 속을 비워 내기라도 하시려면 서두르셔야겠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읏... ( 영 창백해진 얼굴로 피를 마신 입가를 손으로 닦아내었다. ) 정말... 후원자님이 어째서 이러한 행위를 요구했는지는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대체 무슨 생각이신가요.
루시우스 A.
(어떤 표정을 지어야겠는지 모르겠다는 듯, 잠시 멍한 표정이었다가 이내 입꼬리 한껏 틀어 올린다.) 글쎄요. 모르는 게 부인께는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내일 다시 봐요, 이리야. 좋은 꿈 꾸세요.
KP
미묘하게 비웃는 말투로 말을 끝낸 루시우스는 그대로 자리를 뜹니다.
내일 보자는 말이 참으로 뻔뻔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하...? ( 이게 대체 무슨 행동이란 말인가. 타인에게 있어서 불쾌감을 줄만한 행동을 해놓고선 그대로 자리를 뜨다니... ... 첫만남도 그렇고 좀처럼 예상할 수 없는 자였다. )
KP
발걸음 소리가 사라지고, 한참 뒤에야 그가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저 멀리 문이 닫히는 소리가 막연하게 들렸으니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불쾌하다. 당장이라도 이 입안에 남은 쇠맛을 씻겨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겸, 중간에 사용인분을 만나면 물 한컵만 달라고 부탁하며 방 안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
KP
저녁은 거르고 그대로 안방으로 향합니다.
그런 일을 당했는데 입맛이 돌 리가 없죠.
방에 도착해 물을 마시며 올라오는 구역질을 참아냅니다.
본인이 먼저 책임지느니 어쩌느니 지껄여놓고 이런 부탁을 하다니.
이것도 부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협박에 가까웠습니다.
만일 네 번째 항목을 추가할 것을 거절했더라도 다른 제안을 내밀었을 게 분명합니다.
뱀 같은 인간!
이리야 아델하이트
끔찍하고 불결해요... 어째서 남의 피를...
KP
벤자민은 왜 저런 인간을 친구로 두었을까요.
사업가란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배우자의 재산을 노려 의도적으로 접근했음이 분명합니다.
서재에서 찾은 책에도 그렇게 적혀 있었잖아요?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피를 먹이는 주술이 성행했었다고.
이리야 아델하이트
( 벅벅 입가를 손으로 열심히 닦아내었다. 계속해서 입가를 닦는 탓에 입가가 붉게 번졌지만 그럼에도 손은 멈추지 않았지. )
KP
입에선 아직도 텁텁한 비릿함이 묻어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런 행동으로 사랑을 얻는다고? 옛날 사람들은 전부 바보인 것이 틀림없어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피를 먹인다니... 불결하고... 음침한 행동인걸요. 정말 사랑한다면 상대를 아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당신... 어째서 저런 사람에게 저를, 이 재산들을 맡겼나요. ... 부디 대답해줘요 내가 사랑하는 당신... (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하염없이 중얼거려)
KP
빈자리가 느껴지는 침대에 엎드려 한참을 웅얼거리다 보면 어느새 의식이 끊깁니다.
-
무의식의 공간 속에서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이 튀는 풍경이 가히 아름답고도 기이합니다.
곧, 찰박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또 꿈인가... 소리가 난 방향을 봅니다. )
KP
시선을 돌리면 당신의 남편이 서 있습니다.
그가 없는 시간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하루도 빠짐없이 꿈에 나타나는 걸까요.
그는 다시금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한없이 차갑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당신....
KP
죽었다 한들 꿈에서까지 이럴 필요가 있을지….
닿은 온도가 불길함을 꿀고 옵니다.
손을 잡은 사람이 당신의 남편이 맞나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맞나요?
KP
의문이 든 순간, 고개를 들어 올리면 그의 얼굴이 새까맣게 지워져 있습니다.
KP
눈 색도, 코의 모양도, 입술의 두께도, 피부색 전부가.
공포감이 비가 되어 내리기라도 하는지, 젖은 발을 타고 벌레가 기어오르는 착각이 듭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당신 어째서 얼굴이...
이젠 꿈 속에서도 당신의 얼굴이 보이지가 않아.
KP
그의 머리카락은 금색이 아니었나요?
분명 짙은 흑색인데?
눈은 영롱한 호박과도 같지 않았나요?
그의 손을 붙잡고, 입을 맞추고. 결혼식에선 서로 반지를 나누었습니다.
잠시만, 그 장면 속에서 그의 표정은 어땠었죠?
비는 어느새 잉크로 뒤바뀌어 당신의 눈과 귀, 입을 새까맣게 물들입니다.
KP
시야가 잉크로 채워지기 전, 떨어진 검은 비가 홀로 움직이는 걸 목격합니다.
자아라도 생긴듯한 착각에 혼란스럽습니다.
곧 주변이 암전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KP
거부감에 토악질이 납니다.
첫 만남은 어땠었죠?
그와 당신이… 만난 적이 있긴 했나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싫어... 싫어... 제발 하지 말아줘요. 제발...
KP
주로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표정은 어땠는지.
전부 까맣게 지워져 버립니다.
-
KP
2. 두 번째 날, 꽃
…윽.
두통 떄문인지 저절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다지 기분 좋은 기상은 아닙니다.
식은땀이 뺨을 타고 몸을 덮었던 천으로 떨어집니다.
간밤에 사용인이 이불을 덮어주고 간 모양입니다.
이제는 전 남편이 된, 그가 전해야 하는 말이 있기라도 한 걸까요.
눈을 떠도 꿈에서 느낀 불안은 가시질 않습니다.
지워지지 않는 잉크처럼요.
이성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39 이성 (1D100<=3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7 > 77 > 실패
KP
이성 1d2점 감소.
이리야 아델하이트
1d2 (1D2) > 2
system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성 : 39 → 37
KP
창밖으로 온화한 햇살이 내려앉은 정원이 보입니다.
풍경을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또다시 쌀쌀한 아침을 건너뛴 채 늦잠을 잤음을 직감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오늘도 늦잠을... ( 요즘 몸 상태가 말이 아닌가 보네요...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내고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옵니다. )
KP
바닥을 딛고 일어나면 중심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휘청이고 맙니다.
몸이 좋지 않은 걸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윽...
KP
연이은 피로에 정신적인 충격까지, 그러지 못할 이유를 찾기가 더 어렵긴 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사람을 불러야겠네요... 혼자서는 움직이지도 못할 것 같아...
KP
사용인을 불러야겠다고 생각하는 차에 노크 소리가 두 번 들려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누구...?
루시우스 A.
아직도 자고 있습니까?
아, 일어났군요. …들어가도 됩니까?
이리야 아델하이트
당신이 여기에 어떻게... ...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잠시 다소간의 침묵이 이어지더니 숨이 턱막히는 감각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제대로 몸을 움직일 방법이 없으니 하는 수 없이 후원자님의 출입을 허용했지. ) ... 들어오셔도 괜찮아요.
루시우스 A.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섰다가 비틀거리는 당신의 모습에 당황한 듯.) 부인, 어디 아픈 거 아닙니까?
이리야 아델하이트
잠깐 현기증이 나서... ... 죄송하지만, 혹시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 도움을 청하고 싶지 않았던 상대지만,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니까 말이다. )
루시우스 A.
(당신을 부축하려 팔을 잡았다가 움찔한다.) 지금 열이 나십니다, 부인. 다시 눕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네...? 제가 열이 나요? ( 그저 현기증일 뿐이라고, 그저 악몽을 꿨을 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정말로 몸이 안 좋았을 것이라곤 상상치도 못했다. )
KP
그는 반쯤 강제로 당신을 침대에 다시 눕힌 뒤 이불을 덮어줍니다.
어젯밤에는 미친 사람인양 굴더니, 오늘은 또 생소한 모습입니다.
KP
마치 소중한 사람을 걱정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당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퍽 다정해 보입니다.
루시우스 A.
그제 무리하신 여파가 이제야 닥친 모양입니다. 추운 날씨에 그렇게 비를 맞고 계셨으니. (어제 벌인 짓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듯.)
이리야 아델하이트
대체... 무슨 속셈이신가요. 어제 그런 행동을 해놓고선 오늘은 또 이렇게 챙겨주시다뇨. ( 얌전하게 이불을 덮은채로 후원자님을 바라봐요)
루시우스 A.
(당신의 물음에 답할 생각은 없는지, 대놓고 못 들은 척.) 열을 내리려면 물수건이 필요하겠군요. 잠시 가지러 다녀오겠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당신... 저를 놀리시는건가요? ( 황당하게 후원자님을 바라보며 천천히 심호흡을 했지. ) 놀리실 생각이라면 그만둬 주세요.
루시우스 A.
(문 밖으로 나서려다 말고.) 그럴 리가요. 노여워말고 진정하시죠. 삼 일간 부인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이루어드리기로 약속해놓고 어떻게 놀리겠습니까?
다만 어제의 그 일은…. 어쨌거나 저도 정당하게 당신에게 받아낸 소원이 아닙니까. 그러니 그에 대한 질문도 당장은 답하기 곤란하군요. (당신이 강하게 나오지 못할 것을 이미 파악했는지 결국 확실한 답은 내놓지 않는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읏... 하지만, 저는 그러한 소원이 나올거라곤... (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단 말이다. 나는 그저 뭣해봐야 이 저택의 재산 혹은 평범한 수준의 선에서 요구하는 소원이라고 생각했지만... 설마하니 자신의 피를 나에게 먹이는 행동을 할것이라곤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
... ...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었으니까요. ... 이에 대해서는 더 이상 뭐라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명심해주세요. 계속해서 무리한 요구를 할 시 저 또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을요.
루시우스 A.
글쎄요…. 그건 장담을 못하겠는데. 부인의 말대로 약속은 약속이지 않습니까? 그 항목엔 어떠한 제한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뭐, 부인의 의견이 그러시다면야. 최대한 고려해보도록 하죠.
KP
그러고는 당신이 답할 새도 없이 물수건을 가지러 나갔다 금방 돌아옵니다.
루시우스 A.
(물이 담긴 대야와 수건 가져와 침대 가장자리에 앉는다.)
(생긴대로 누군가의 수발을 들어본 적이 없는지 어설프게 적신 수건 당신의 이마에 올리고는 여상한 어투로.) 간밤에……. 뭔가 기억났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까?
이리야 아델하이트
( 서서히 열이 오르는 것을 느끼는지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힘없는 모습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앉자 출렁이는 침대. 그와 더불에 누가봐도 아픈 사람의 수발을 들어본 적 없는 듯한 어색한 당신의 모습에 조금은... 아주 조금은 웃음이 나는 듯 했지. 하지만 티는 안 낼거지만 말야. )
이리야 아델하이트
기억... 말인가요?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저는 그저, 매일 밤 남편에 관한 꿈을... 꾸고 있는데...
루시우스 A.
남편… 말이죠. 그래요, 벤자민 아델하이트. (뭔가 생각하는 듯 싶다가 입 가리고 중얼거린다.) 잘 알겠습니다.
루시우스 A.
…. (인상 쓰면서 몇 마디를 더 중얼거린 뒤에.) 제 책임을 다하려면 부인이 아파서는 안 되는데, 부인을 맡게 되자마자 이렇게 열이 올라 쓰러져 계시니 제 마음이 다 아픕니다.
루시우스 A.
그와 별개로 저는 오늘도 부인의 소원을 들어드려야 하는데. (운 띄우자마자 뒷말 잇는다.)
역시 소원이 없다, 가지고 싶은 것도 없다. 그렇게 말씀하시겠죠?
그렇다면 부인의 쾌차를 위해 병문안 개념으로 꽃을 준비해드릴까 하는데, 괜찮으실지.
이런 겨울엔 장미를 보기 힘들잖아요. (창 밖의 정원 바라본다.) 제가 당신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여드릴 기회가 된다면 좋겠는데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그렇게 이야기하셔도 딱히 마음이 아픈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걸요. ( 딱히 퉁명스러운 말투로 대답하기도 하였지.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아보이지는 않기 때문이었을까. )
겨울 장미... 말씀이신가요? 하지만, 이 한겨울에는 꽃이 피지 않는걸요. 만일 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무척이나 힘들텐데...
루시우스 A.
아, 이래 보여도 가슴 깊이 속상해하고 있답니다. (눈썹 한껏 내리고 나름의 불쌍한 척을 한다.) 정말이에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정...정말인가? 꽤나 잘속는 성격인 탓에 불쌍한 표정을 보니 정말 걱정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루시우스 A.
별을 따다드리진 못해도 꽃 한 송이 정도야. 저 멀리 더운 나라에 가서라도 구해오지요. (성격 나쁜 웃음 지어 보이고는.)
배웅은 되었으니 누워 계세요. 나가면서 사용인에게 당신을 간호하라고 말해두겠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불쌍한 표정을 보고난 뒤이니 어느정도 마음이 풀린듯 싶었다. 뒤이어 나오는 농담에 웃음이 새어나오기도.) 농담을 참 잘하시네요. 별을 따다드리진 못해도 꽃 한송이라. 보통은 별을 따다준다고 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후원자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말들은 정말... 이뤄질것만 같아서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분명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된 말이겠죠. 그 후원자님의 웃음또한 진실 같아서... 믿음이 간다고 해야할까요?
그렇다면... 저는 딱히 말리지 않을게요. 하지만, 외출은 언제나 몸 조심히 다녀오시길. 언제나 말했듯 건강은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요.
루시우스 A.
(괜한 걱정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 역력해서는.) 걱정 감사합니다, 부인. 이게 사람인지 눈사람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싸매고 나갈 테니. 그럼. (어제와 마찬가지로 누워있는 당신에게 고개 숙여 볼 키스한 뒤에.) 저녁 즈음에 뵙겠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사람인지 눈사람인지 구분도 안 될정도로 하고 간다니. 후후, 재밌네요. 그럼 부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저녁 시간때 다시 만나요. ( 침대에 누워 힘겹게 고개만 움직일 정도로 당신을 보고 눈인사했지.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적개심이 넘쳤는데 지금은 또 그렇지만도 않는 노릇인 모양이야. )
KP
그는 그렇게 당신의 방에서 나갑니다.
이 겨울에 꽃을, 그것도 장미를 구해오겠다니 허풍이 여간 심한 사람이 아닙니다.
KP
나가면서 사용인에게 잊지 않고 귀띔을 했는지 곧 하녀가 들어와 방을 환기한 뒤 당신의 이마를 닦아줍니다.
KP
그렇게 한참 간호를 받다 보면 어느 정도 열이 떨어졌는지 기운을 차리게 됩니다.
애초에 큰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일시적인 열이었나보네요... ( 어느정도 정신을 차리니 아침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 조금은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 외간 남자에게 그런 꼴을 보였으니... .... 아니 그 전에 인간적으로...조금 부끄러워요. )
KP
식사와 약을 가져온 하녀가 정신을 차린 당신을 보고 반색합니다.
하녀
열이 많이 내려서 다행이에요, 마님. 처음 뵈었을 때 몸이 불덩이 같으셔서 얼마나 걱정했다구요~.
이제는 좀 괜찮으신가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하녀씨인가요. 고마워요, 아까 방을 환기시켜주고 제 이마를 닦아주셨죠? 덕분에 열이 멀끔하게 내려간 것 같네요.
네... 지금은 좀 괜찮아진 것 같아요. 너무 심각한 것은 아니고, 그저 일시적인 열이었던 것 같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하녀
그럼 기분 전환 겸 산책은 어떠세요? 아침에 보니 비구름이 어느 정도 개서 정원에 햇빛이 들고 있던데.
여름날처럼 화창하지는 않지만~. 분명 도움이 되실 거예요. 물론 따뜻하게 껴입고요!
수선화 꽃잎에 서리가 참 예쁘게 올라왔던걸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산책...인가요? 하녀씨가 권한다면야... 네, 저도 좋은 것 같아요. 그럼 옷을 단단히 껴입고 나가도록 해요.
하녀
네!! 준비 도와드릴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수선화 꽃잎에 서리까지 올라갔다니. 정말 기대되네요. 아마 아름다운 풍경이겠죠?
후후, 감사해요. 부디 도움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하녀
그럼요. 주방 애들도 예쁘다고 난리가 났어요.
KP
정원이라, 나쁘지 않습니다.
사람은 바깥 공기도 쐬고 햇빛을 보고 살아야 하니까요.
몸도 괜찮으니 가벼운 산책은 건강에 오히려 이로울 겁니다.
당신이 나가겠다 결정하면 사용인들이 옷을 챙겨줍니다.
모시는 마님이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어깨에 덮을 케이프와 담요까지 준비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잠깐 앞에 나가는건데...(이렇게나 챙겨주시다니... 어쩐지 사용인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기도. ) 감사해요. 정말 따뜻하게 다녀올 수 있겠는걸요.
( 그럼 사용인들이 챙겨준 옷들을 입고 케이프와 담요까지 두르며 정원으로 천천히 나갑니다. )
KP
-
정원.
정원은 잔디에 앉은 서리가 빛을 반사되어 온통 반짝입니다.
비가 내려 가볍게 언 잔디는 밟을 때마다 사박거립니다.
한동안 많은 꽃이 필 일은 없다지만 겨울 정원은 그만의 매력이 있는 법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마치 눈을 밟는 것 같네요.
KP
그늘이 져버려 빛이 닿지 않는 구석진 곳에는 눈덩이가 쌓여있습니다.
정원 중앙엔 겨울이라 작동을 중지한 분수대가 있습니다.
여름날 남편과 함께 저 근처에서 근사한 점심을 즐겼는데….
저편에는 노란 띠를 둘러 출입을 막은 우물이 보입니다.
너무 오래되어 허물고 새로 지을 예정이라고 남편이 그랬었죠.
사용인을 포함해 인부들이 모여있는 걸 보면 오늘에서야 그 공사를 진행하려나 봅니다.
이 공간 하나에만도 어찌나 많은 추억이 묻어있는지, 함께 시간을 보낸 정원은 마치 거대한 앨범 같습니다.
어딜 보아도 페이지를 넘기듯 감상에 젖게 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남편이 있었을 적 말했던 공사가... 이제는 남편이 없고나서 시행되는거네요. ( 묘하게 추억중 하나가 사라지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KP
조사 포인트 :: 눈덩이 / 분수대 / 우물
이리야 아델하이트
( 먼저 눈덩이에 다가가 살펴봅니다. )
KP
눈덩이가 쌓은 곳은 그늘이 진 탓에 다른 곳보다 추운 편입니다.
여기서 맞는 바람은 어쩐지 더 시립니다.
눈 외에도 나무와 화단에서 떨어진 이파리가 쌓였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톡톡, 눈과 이파리가 쌓인 곳을 털어봅니다. )
KP
흰색 종잇조각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시간이 꽤 흐른 탓에 눈덩이가 얼어 있어, 떼어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응? 여기에 웬 종이조각이... ( 한번 살펴봅니다. )
KP
손놀림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40 손놀림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1 > 11 > 어려운 성공
KP
얼어서 달라붙은 종이를 떼어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놀라운 손놀림으로 빼냅니다.
라틴어로 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무슨 단어지? 일단 가져가서... 나중에 서재에서 확인해봐야겠단 생각을 합니다. )
( 그 다음으로는 분수대도 봅니다. )
KP
분수대는 벤치와 가깝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앉아서 화단과 나무를 구경하기에 딱 좋게 생겼습니다.
비가 아닌 눈이 왔다면 설원의 풍경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어 좋았을 텐데요.
하지만 서리가 반사해 만든 별 하늘 같은 풍경도 나쁘지 않습니다.
정원사
아니 그래서….
이리야 아델하이트
( 분수대에서 잠깐 자리에 앉아 풍경을 보기도 하며. ) 이러한 풍경을 남편과 함께보았더라면... ( 추억에 잠기기도 전에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
KP
화단에 가렺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대화를 나누는지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한 쪽은 정원사, 그리고 다른 쪽도 저택의 사용인 같습니다.
듣기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40 듣기 (1D100<=4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2 > 92 > 실패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안 들리네... 슬쩍 보고 다가가기) 안녕하세요. 여기서 무얼하고 있나요?
정원사
어이쿠, 깜짝이야. 마님 아니십니까. (서둘러 허리 숙여 인사한 뒤에.) 오늘 우물을 허물 예정이라고 정원 정리는 잠시 쉬라길래 별 거 아닌 잡담 좀 하고 있었습니다.
사용인
안녕하세요, 마님! 산책이라도 나오신 건가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그랬군요. 제가 쉬는 시간을 방해한 것은 아닐지 걱정이네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네. 지금 잠깐, 산책이라도 하려고 나왔어요. 정원 분위기도 적적하고... 심심하기라도 하니... 저도 그 잡담에 끼어들어도 괜찮을까요?
정원사
어휴, 그럴 리가 있습니까. 전부 마님의 것이고 마님을 위해 움직이는 사용인들인데요. (손사래 친다.)
사용인
마님이 들으시기에는 너무 잡담이라서…. (눈치 보다가.) 그게, 애니가 며칠째 보이지 않는데 도망간 거라는 말을 들었거든요.
사용인
아, 참. 마님은 누군지 이름을 모르실 수도 있으니까…. 애니는 이번에 응접실 담당에서 창고 정리 담당으로 바뀐 애예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애니가요? 그러고보니... 요 며칠 애니씨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네요. 혹시 그 전에 무슨일이 있었나요?
사용인
싹싹하고 일도 잘해서, 다들 휴가 간 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집사님 말씀으로는 휴가 신청서 같은 건 전혀 없었다지 뭐예요. 애니의 옷을 포함한 짐들도 그대로 있고요!
딱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그건 좀 수상하네요... 무슨 사건에 휘말린 것은 아닐까요?
정원사
(사용인의 말 받는다.) 에잉, 저번에는 제임스가 갑자기 그만두더니.
이리야 아델하이트
갑자기 짐도 모두 놓고선 사라지다니...
제임스씨까지도요?
정원사
도망도 휴가도 아니면 땅으로 꺼지기라도 한 건가 싶습니다요, 저희 입장에서는.
열쇠라도 잘 두고 가던지. 창고 열쇠가 사라진 것도 애니가 없어진 것과 비슷한 시점입죠 이제보니.
사용인
참, 꺼내 놓은 장작이 모자랄까봐 창고 열쇠를 새로 맞추기 전까지 쓸 넉넉한 양을 마구간지기 톰이 장에 가서 사오기로 했으니 마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래도 이 겨울에 불 걱정은 안 해도 돼서 다행이지 뭐예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것참 수상하네요... 사람이 사라진 것도 모자라 열쇠 또한 사라지다니... 무언가 범죄에 휘말린 것은 아닐지 걱정되기도 하고... 그래도 무사해야 할텐데 말이죠.
아, 톰씨가 가서 구해오기로 하였군요. 넉넉한 양을 사온다니 다행이에요. 만약 애매한 양을 사온다면 어쩌지... 걱정하기도 하였는데. 그 걱정은 한시름 덜었군요. 모두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으니 그 또한 좋을 나름이에요.
정원사
애니고 제임스고, 돌아오면 혼쭐을 내주긴 해야겠지만 마님 말씀대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돌아오면 꼭 단단히 한소리 해주십쇼. 마님이 늘 유하게 대해주시니 다들 이러는 거라니까요.
사용인
아이 참, 아저씨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마님의 탓도 아닌데.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래도 정원사씨의 마음은 어느정도 알고있으니까요. 이런 일이 자꾸만 생긴다면 저택내에서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될까봐 그러죠?
두 분의 마음 확실하게 알았어요. 두 사람이 돌아온다면 확실하게. 따끔한 한 마디를 해놓을테니 안심해주세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렇다면 먼저 일단... 두 분이 무사히 돌아오셔야 할텐데 말이죠.... 계속해서 돌아오지 않는다면... ...
혹시나 모르니 수소문을 해봐야할 것 같네요. 부디, 제 기우였으면 하지만요.
정원사
마님만큼 사용인들에게 마음 써주시는 분도 없을 겁니다.
사용인
맞아요~. 늘 감사해요!!
KP
사용인들은 당신에게 몇 번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는 멀어집니다.
KP
아무리 친절한 주인이라도 같이 대화를 하고 있기엔 부담스러웠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훌쩍 떠나가셨네요... 뭐... 어쩔 수 없겠죠. ( 아무래도 사용인이랑 주인이라는 차이가 있으니... 그렇게 발걸음을 돌려, 우물쪽으로 가봅니다.)
KP
낡은 우물을 어떻게 허물고 새로 지을지 논의하느라 시끌시끌합니다.
인부들의 대화가 들려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쫑긋, 귀를 기울여요)
인부1
또 오게 됐네. 키야, 정원 경치 좀 봐. 죽이는데.
인부2
그러게 말일세. 전엔 저택 안쪽으로 불려갔었나? 으리으리했지.
사용인
마님, 너무 가까이 가진 마셔요.
돌아가신 주인님께서 허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을 정도니 부술 때 파편이 튈지도 모른답니다.
신기하죠.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데…. 앗, 주인님의 판단을 의심하는 건 아니고요! 방금 했던 말은 잊어주세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그런가요? 그렇다면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게요. 후후, 그리고 그정도의 험담은 괜찮으니까. 편하게 말씀하세요. 사람들은 저마다 제각기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사용인분이 불편하시다고 하신다면... 그렇네요. 저희가 오늘 무슨 대화를 했던가요? ( 유하게 넘어주겠다는 발언을 하며 )
사용인
(능청스러운 대꾸에 한 발 늦게 반응한다.) 아, 그, 그렇죠! 파편이 튀면 위험하니까 물러나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마님!
이리야 아델하이트
파편이 튀면 곤란하니까요. 조금 물러난 채로 지켜보도록 할게요. ( 사용인씨도 같이 물러나요. 그리 말하며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
KP
우물 쪽에서 조금 물러나 있으면, 곧 그쪽에서 비명이 들려옵니다.
"꺄아아아악!!!"
“아악!! 저, 저게 뭐야? 설마 사람이야?!”
비명과 불안한 웅성거림이 당신의 귓가를 맴돕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사람이 있다고?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요. ( 혼란스러운 상황에 놀라며 점차 방황하기 시작한 동공)
KP
혼란스럽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목격합니다.
도르래에 이끌려 올려진 허연 몸뚱이가 버석대는 잔디 위로 눕혀집니다.
칼이 몇 번이나 찔렸는지 가슴께의 옷자락이 너덜거리고, 물에 불은 얼굴은 피가 빠져 백골과 같이 창백한 낯입니다.
당신은 퉁퉁 불어버린 시체를 보며 알아차립니다.
1년 동안 보아온 사용인의 얼굴을 모를 리 없죠.
저 시체는 도망갔다고 소문난 '애니'라는 사실을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애...애니...?
KP
살인 사건이라니, 저택에서 사용인이 시체가 되어 집안 우물에 숨겨졌던 현장을 목격한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성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잠시만요 애니가 어째서. 이게 대체 무슨... 거...거짓말이죠? 애니가 왜 저기에서 나오는건가요.
cc<=37 이성 (1D100<=37)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8 > 98 > 대실패
KP
이성 4점 감소.
system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성 : 37 → 33
KP
사용인들이 급하게 당신의 앞을 막아서고 안위를 살핍니다.
부축을 받으며 옮겨지다시피 우물에서 멀어집니다.
멀어지는 시야로 인부와 사용인들이 급히 시체를 옮기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순간, 애니의 옷 자락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잔디밭으로 떨어집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러한 현실을 믿을수가 없다고 느꼈다. ... 분명 아까까지만해도 괜찮을거라고 그리 믿었던 사람이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오니까... 똑바로 사고방식이 돌아가지 않았다. )
.... ( 애니의 옷자락에서 떨어진 무언가를 발견하고 장소를 기억해 둡니다. )
하녀
제가 괜히 산책을 권해서…. 안 그래도 몸이 안 좋으신데, 죄송해요…. (울상이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아니에요. 하녀씨는 아무 잘못 없는걸요. 그저... 호의로 제안한 것일 뿐이니까. ... 잘못한 건 애니를... 저렇게 만든 사람이 나쁜 사람인거죠.
저희 꼭... 애니를 저런 식으로 만든 범인을 찾아서 그 죗값을 치르게 해요. 절대로...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요.
하녀
그… 그건 그렇지만요. (하고 주먹 꽉 쥐어 보인다.) …네! 누군지는 몰라도 죗값을 받을 수 있도록 저희 사용인들도 범인 색출에 힘써볼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그렇다면 잠깐 애니를 보고 올게요. 아무리 힘들어도... 저런식으로 애니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애니... 차가운 우물 밑에서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 점차 마음이 심란해지는 것을 느끼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사용인의 만류에도 두르고 있는 담요를 꼭... 쥐며 천천히 애니에게 다가가 )
KP
애니의 시체가 눕혀져 있던 곳으로 향합니다.
서리가 하얗게 앉아있던 잔디가 축축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애니... ... ( 사박 사박 밟히는 잔디를 헤치며 발걸음을 조금씩 옮겼습니다. 물에 뿔어터져 흉측해진 몰골... 그 몰골을 똑바로 응시하며,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죠. ) 죄송해요 애니... ... 바로 찾아주지 못해서... 하지만 꼭, 애니를 이렇게 만든 범인을 찾아내서 죗값을 치르게 할테니... 부디 그곳에서는 평안하길.
( 주먹을 꽉 쥐고, 두 눈을 감으며 애니를 위한 기도를 올렸다. 부디 그곳에서는 평안하길 몇 번이고 되내이며, 애니의 옷자락에서 떨어진 무언가도 주웠으며 )
KP
축축해진 잔디를 헤집다 보면 손가락에 풀과 흙이 아닌 다른 것이 만져집니다.
작연 열쇠입니다.
저택에서 사용하는 방의 열쇠는 손바닥에 꽉 차는 크기인데, 이 열쇠는 그에 비해 한참 작습니다.
문을 여는 열쇠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저택에서 사용하는 열쇠가 아닌걸까요? 애니는 어째서 이 열쇠를 가지고 있던걸까요...)
( 여러모로 착찹해지는 분위기 속... 천천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대체 이 저택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
사용인
(이리야 쪽으로 달려온다.) 마님! 들었어요, 우물에서…. 세상에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많이 놀라셨죠?
마침 담요를 더 꺼내 가져다 드리려던 참이었는데 말이에요.
저택에 들어가서 좀 쉬시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진정에 좋은 차를 내가라고 할 테니,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건 어떠세요?
청소가 막 끝난 참이라 깨끗할 거예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그렇다면 호의를 감사하게 받아드릴게요. ( 조금 지친 낯빛으로 천천히 사용인 쪽 방향으로 걸어갔다. ) 그렇다면, 응접실에 먼저가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천천히 부탁드려요.
( 눈가를 손으로 매만지며 심란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하였지. 당장 응접실로 가 자리에 앉은채로 말야. )
KP
-
응접실.
조금 전 일로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몸이 떨리는 기분입니다.
뒤이어 들어온 사용인이 재빠르게 따듯한 허브티를 내어줍니다.
진정에 좋은 캐모마일 향이 응접실 가득 퍼집니다.
사용인은 직후 당신의 안색을 살피다 입을 엽니다.
이상한 일을 목격했다나요.
사용인
마님, 좀 어떠세요? 진정에 도움은 되셨나요?
저… 상황이 좀 그렇긴 하지만, 오늘 이상한 일을 전해 들어서요. 마님께서는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
이리야 아델하이트
후... ( 따뜻한 차를 입에 한 모금 마시고, 어느정도 놀랐던 가슴을 진정시켰다. ) 네... 덕분에요. 사용인분들도 놀랐셨을텐데 따뜻한 차 고마워요.
이상한 일... 말씀이신가요?
사용인
네, 마구간지기가 오늘 장을 보러 간 건 알고 계세요? 톰 말이에요.
글쎄, 마차에 산 장작들을 싣고 오려고 했는데 기이한 걸 보았다지 뭐예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기이한 것을요?
사용인
돌아오려는 길에 지금 저택에 머무는 손님을 보았다고 했어요.
이름이… 루시우스님이라고 했던가요? 그 왜, 마님이 후원자라고 부르는 사람이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후원자님... 말씀이시군요. 네 그 이름이 맞아요.
사용인
신세를 지면서 주인 행세까지 하고 있으니, 유언장 때문이라고는 해도 다들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어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더라고요. 틀림없이 그 사람이었다고.
아무튼… 톰이 그러는데, 장에 있는 사람들이 모조리 그를 피해 가더래요.
마치 유령이나 불길한 무언가를 본능적으로 꺼리듯 비껴갔다나.
곧 나갈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부디 조심하세요. 아셨죠?
느낌이 좋지 않아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렇군요... 조언 감사해요. 덕분에 어느정도 대비를 할 수 있겠는걸요.
KP
톰의 말을 전한 사용인은 두툼한 담요까지 당신에게 둘러주곤, 벽난로에 장작을 좀 더 넣고 응접실을 떠납니다.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배려일 겁니다.
물을 먹지 않은 나무가 불꽃에 활활 타오르고, 얼어있던 손가락이 온기를 받아 점차 부드럽게 펴집니다.
푸근한 소파에 앉아 방을 둘러보면, 바로 앞에 찻잔과 신문이 놓인 테이블이 있습니다.
밑엔 거대한 러그가 큼직하게 깔려있고, 벽을 보면 저택의 역대 주인을 그려놓은 초상화가 여러 개 걸려있습니다.
바깥 정원과 연결되어 나갈 수 있는 거대한 창문에선 해가 저무는지 포근한 오렌지 빛깔이 응접실 안으로 쪼개져 들어옵니다.
그 옆엔 단풍나무로 만든 장식장이 놓여 있는데 흰 레이스로 꾸며졌네요.
조사 포인트 :: 테이블 / 초상화 / 창문
이리야 아델하이트
( 따뜻한 응접실 분위기를 느끼며 천천히 테이블을 살펴봅니다. )
KP
테이블 위에 올려둔 찻잔에서 기분 좋은 향긋함이 풍깁니다.
신문은 오늘 자입니다.
값싼 가십만 들어있어 자주 읽는 신문사의 것은 아닙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신문을 읽어봅니다. )
KP
다른 내용은 평소나 다름 없는 자질구레한 것들이고, 1면의 소식이 가장 눈길을 끕니다.
읽어보면 옆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가 뒤바뀌었다는 내용입니다.
커갈수록 부모와 다른 외모가 두드러져 확인하다 알게 되었다는데, 산파가 실수하여 가족이 뒤바뀌었다고 하네요.
현대판 체인질링이 아니냐는 기자의 사담이 적혀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 ( 그러한 일이 있었군요...)
KP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의 심정이나 이후의 처리 따위는 적혀있지 않습니다.
흥미 유발이 목적인 신문에 후일담이 적혀있을 리 만무하죠.
이리야 아델하이트
( 초상화도 봅니다. )
KP
저택의 역대 주인들을 그린 초상화가 줄지어 있습니다.
초상화 속의 인물들은 모두 검고 윤기 나는 머리칼을 가졌거나, 아쿠아마린을 닮은 청명한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KP
가끔 화목한 가족을 그려놓은 초상화엔 다른 머리카락 색을 가진 아이들도 보입니다.
지능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70 지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KP
가장 끝에는 당신의 남편이 담긴 초상화도 보입니다.
KP
그러나 옆으로 갈수록 닮은 사람은 없어 보이는 게, 외탁을 한 건가 싶네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머니를 닮은 것일까요... 오히려... 저 초상화들은... ... 후원자님을 좀 더 닮지 않았나? 같은 생각이 들기도)
KP
응접실에 걸린 남편의 초상화는 크기가 작습니다.
워낙에 걸린 사진이 많으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복도 중앙에 걸린 초상화는 훨씬 자세하고 크게 그려져 있으니 아쉽진 않지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 복도의 남편의 초상화는 더 크니까요...! 괜찮다고 생각해요. )
( 그럼 창문도 봅니다. )
KP
어느덧 해가 지고 있는 참입니다.
서리가 그린 엷은 눈꽃이 유리창에 콕콕 박혀 화려한 느낌을 줍니다.
바람을 막는 두툼한 겨울용 커튼은 고급스러운 진녹색을 띠고 있으며 러그에 닿아 끌릴 만큼 기다랗습니다.
관찰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관찰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5 > 75 > 실패
KP
커튼의 끝자락에 무언가 묻어 딱딱하게 굳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짙은 색이라 여태 사용인들도 눈치채지 못한 모양입니다.
혹은 청소를 하다가 흘린 걸지도 모르죠.
사용인들에게 좀 더 꼼꼼히 청소하라고 일러둬야겠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무엇이 묻은건지 확인해봅니다. 혹시 냄새가 나나? )
KP
냄새를 맡아본다면 상당히 시일이 지난 탓에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나중에 청소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언질을 줘야겠군요.
( 따뜻한 벽난로와 담요의 온기를 느끼며 차를 마십니다. 좀처럼 걷잡을 수 없던 떨림도 서서히 진정되어 가는 것을 느끼며... 입 안에서 따뜻한 숨을 내뱉습니다. )
KP
테이블 앞에 앉아 차의 향을 느끼며 진정하다보면 벽난로 옆의 장식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잠겨있으나 문이 유리로 되어있기 때문에 내부가 들여다보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장식장...? 한번 살펴봅니다. )
KP
장식장 문손잡이 아래에 열쇠 구멍이 작게 있는 게 보입니다.
워낙 작아 이마저 장식처럼 보입니다.
내부에는 다른 지역의 기념품이나 선물 받은 귀중품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설마... ...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가지고 있던 열쇠를 꽂아 돌려봅니다. )
KP
저택의 문을 열기엔 작은 열쇠다 싶더니, 여기 꽂는 용도였나봅니다.
KP
정원에서 주운 열쇠를 넣고 돌리면 찰칵 소리와 함께 쉽게 열립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걸 어째서 애니가 가지고 있었던 걸까요... 장식장의 잠금이 해제되면 문을 열어봅니다. )
KP
내부는 잠긴 상태에서 유리 문을 통해 보았던 것과 같습니다.
구석에는 당신과 남편을 그린 초상화도 작은 액자에 끼워 세워뒀었는데….
액자가 서 있지 않고 바닥을 보며 엎어졌습니다.
마루를 빗질하던 사용인이 장식장을 치는 바람에 넘어뜨린 걸까요?
그 옆으로는 온갖 찻잔들이 일렬로 늘어서있습니다.
간혹 귀한 손님을 모실 때 쓰기도 하는, 값비싼 사치품들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실수로 넘어진 거겠죠? 액자를 똑바로 세워놓습니다. )
(겸사겸사 초상화도 봐요)
KP
기억하는 그대로입니다.
당신과 남편이 사이좋게 앉아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한번 먼지를 쓱 닦아내곤 똑바로 세워놓습니다. 옆의 찻잔도 한번 봐요 )
KP
찻잔들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는 중에 하나가 비스듬히 들려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어쩐지 거슬리네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똑바로 정렬해둡니다. )
KP
찻잔을 똑바로 돌려놓으려 하면 그 밑에서 큼직한 열쇠를 발견합니다.
이 열쇠를 깔고 있어 들린 것처럼 보였던 모양입니다.
KP
고리 부분에 음각으로 창고라고 적혀있는 걸 보면 잃어버렸다던 창고 열쇠인 것 같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창고 열쇠가 어째서 여기에... 설마 청소하다가 떨어뜨린 것일까요... ( 열쇠를 줍습니다. )
KP
응접실을 얼추 둘러보고 나면 커튼 너머로 타오르던 석양 빛이 많이 누그러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벌써 저녁이 다 지나 밤이 오고 있습니다.
이 조용한 응접실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낸 듯 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벌써 시간이 그렇게나....
... 그러고보니 후원자님께서 저녁에 돌아오신다고 하시지 않으셨던가요? ... 슬슬 마중을 나가야겠네요...
KP
그런 생각을 하며 문고리에 손을 얹은 그때.
이리야 아델하이트
( 몸에 두르고 있는 담요를 팔에 두르고 응접실에서 나가기 위해 문에 손을 얹습니다. )
어라? (이게 무슨 소리죠? )
KP
응접실 문 밖에서 무언가 우지끈하고 박살나는 굉음이 들립니다.
사용인들의 웅성거림도 들려오는 듯 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무슨 사고가 난 것일까요?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걸어가봅니다. )
KP
사용인들이 몰려있는 방향을 확인하면 저택의 복도 중앙입니다.
KP
무슨 소란이기에 저러나 싶어 소리의 근원으로 향하면 파삭하고 신발에 밟힌 유리가 깨집니다.
불안감에 고개를 들면 혼란의 중심에 루시우스가 지팡이를 든 채 서 있습니다.
그의 주변엔 액자 틀이 부서져 조각이 나뒹굴고 있으며, 유리가 바닥의 타일과 불빛을 만나 날카롭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KP
이렇게 큰 액자가 어디서 떨어지기라고 한 걸까요?
잠시 등줄기가 오싹해집니다.
복도 중앙에 걸려있던 가장 큰 초상화가 하나 있지 않나요?
인지하게 되니 자연히 눈동자가 돌아갑니다.
부서지고, 유리에 찢겨 너덜거리는 초상화의 조각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근처의 조각에 남편의 금색 눈이 명세히 담겨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지금 이게 무슨... ...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신가요? (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돌려 초상화로 옮깁니다. ) 이...이게 대체...
KP
그이의 얼굴이 가장 크고 세밀히 그려졌던 그림.
옆자리에 남편이 없는 지금은 이 초상화가 그를 가장 닮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이젠 눈 주위 그림밖에 남지 않았지만요.
그런 소중한 그림을 방금 저 치가, 루시우스가 박살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요. 어째서... 남편의 초상화를... ( 떨리는 눈동자로 후원자님을 응시합니다. 대체 저희들에게 왜 이런짓을 하시는건가요. )
루시우스 A.
…이렇게 소란을 피울 생각은 없었는데. (손 한 번 내저어 지팡이에 남은 파괴의 흔적 마저 떨쳐낸다.)
루시우스 A.
(그리고는 바닥에 머물던 시선 이리야에게로 돌아서선.) 참. 장미를 선물로 드리겠다고 했죠, 부인.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 정말로 이질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큰 초상화. 나의 남편의 그림이 찢겨진 자리에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나에게 선물을 입에 담는 저 치가... 정말 이상하다고 느꼈지. ) 그것보다 한 가지 말씀해주세요. 초상화... 일부로 깨뜨리신 건가요? 실수였다면... ... 아무 말 하지 않겠어요. 똑바로 이야기해주세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 건가요.
루시우스 A.
설명이 필요합니까? (특유의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초상화가 걸려있던 자리 올려다본다.) 당신의-그 빌어먹을-벤자민의 초상화를 때려 부순 거요? 하, 별 이유 없습니다.
그저 웃는 표정을 고쳐주려고 건드렸을 뿐인데 떨어지더군요. 이렇게 박살이 날 줄이야 저라고 알았겠습니까.
이리야 아델하이트
빌어먹을이라니... ... 두 분은 친구가 아니었던 건가요? ... 혹시나 저의 남편에게 앙심을 품은 것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제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이라면 대신...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러니, 유일하게 남은 남편들의 흔적을... 함부로 대하지 말아주세요. ( 점차 손에 힘이 들어가고, 서서히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지. 이 감정은 무슨 느낌이었을까. 분노? 치욕? )
루시우스 A.
아. (지팡이 짚고 서서 잠시 허공 보는 듯 하다가 이내 한 손으로 얼굴 한 번 쓸어내린 뒤 헛웃음 터트린다.) 이 지겨운 연기를 언제까지 하면 좋을까 했는데…. 다 들켰군. 뭐, 이렇게까지 속일 생각은 없었는데 말입니다, 부인.
루시우스 A.
당신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서, 충격이라도 주고 싶었거든요. (기분 나쁘게 눈 반짝거리고는 당신과의 거리 단숨에 좁히고 품에서 장미 한 송이 꺼내 손에 억지로 쥐여준다.) 그래, 약속은 약속이니 꽃이 마음에 드시길 바랍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서서히 속내를 드러내는 저 자의 모습에 어쩐지 크나큰 배신감이 느껴지기도 하였어. 정말 믿었는데 좋은 사람이라고, 남편의 친구라고 그렇게 믿었는데... ... 수상한 사람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정말 저 자의 입에서 긍정의 말이 나오자 차디찬 배신감과 굴욕이 느껴졌었지. ) ... 어째서 남편은 당신에게... 그런 유언장을 남긴거죠. 이해할 수 없어요. ( 입술을 꺠물고 시선을 돌려 머쓱하게 제 팔을 매만지던 손에는 부들부들 떨린채로 손에 힘이 들어갔어. )
기억하지 못한다고요...? 제가 뭘 잊은 걸까요.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 내가 무언가를 잊어서 저 자는 정말... 이런 행동을 했다는 건가 믿을 수 없는 발언에 경악어린 표정을 짓기도 하였어. 당혹스러운 발언에 놀라 시선을 마주한다면 훌쩍 다가온 당신과 나의 거리에 움찔 거렸지. ) ... 약속... 인가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억지로 받은 꽃. 그는 정말 무슨 생각으로 이러한 짓을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내가 무엇을 잊었다고? 기억을 잊었다고 나에게. 이 저택에. 나의 남편에게 그러한 짓을 한단 말인가. ... 정말... 아무것도 이해가 되지 않아. )
루시우스 A.
(보란 듯이 일을 저질러 놓았음에도 한결같이 강하게 나오지 못하는 이리야 보고는 무슨 생각인지 모를 얼굴 되었다가 곧 잔뜩 찡그리고 주변 향해서.) 너희, 마님은 내가 모실 테니 이만 물러가. 어디 구경이라도 났어? 이 저택의 주인이 나라는 걸 알고 있다면 토 달지 말고 다들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해.
KP
사용인들은 웅성거리면서도 어쩔 수 없이 물러갑니다.
KP
봉급을 받으며 주인을 섬기는 처지가 다 그렇죠, 뭐.
루시우스 A.
(주변이 조용해지자 그런대로 만족한 듯 했다. 반면 만족스럽지 않아 보이는 이리야 보고 또 심술이 돋았는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어쩔 수 없습니다. 당신을 위해서 이 겨울에 꽃을 구해다 바쳤잖아요? 보세요. 빨갛고 싱싱한 장미예요.
(그리고 뒤이어 나올 말은 아마 당신도 예상했을 것이다.) 그럼 이제 제 부탁을 들어주실 차례인데.
이리야 아델하이트
... 부탁... 인가요... ( 어제의 기억이 떠오른다. 설마하니 어제와 같은 부탁을 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
루시우스 A.
유감스럽게도. (정말로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인지 눈꼬리 한껏 아래로 내린다. 일전과 같은 거짓 연기다.) 칼은 없군요. 입술을 깨물 테니 삼키기라도 하시겠습니까?
이리야 아델하이트
또 다시... 제게 피를 먹일 셈이군요. 대체 그 행위에 무슨 뜻이 있어서... 제게 그러한 모욕감을 주시는 걸까요. ( 어제는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해서. 마시긴 했어도 오늘 또 다시 그러한 행위를 한다는 것에 죽은 남편에 대한 모욕과, 자신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했다. )
제가 마시지 않더라도 당신은 아마 강제적으로 제게 피를 마시게 하겠죠. 그렇다면... ... ( 입술을 꾹 꺠문다. 하기 싫다는 감정이 들긴 했으나, 자신이 봐온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으니까. )
이리야 아델하이트
... 그렇다면 당신이 알아서 피를 내어 주세요. 약속은... ( 눈을 찔끔 감고) 약속이니까요.
루시우스 A.
(당신의 거부는 진작 예상한 바였으므로. 빌어먹을, 따위의 욕을 지껄이면서 손가락을 물어 뜯어 피를 내려는 차에 답을 듣고 잠시 멍해진다.)
……. 하. 당신이라는 여자. 참 대단해. ……. 됐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다고. 내가 미쳤지.
루시우스 A.
(승낙을 받아냈음에도 하려던 대로 손가락을 물어 뜯고, 떨어지는 선혈을 당신의 입에 신사적으로 들이민다.) 드세요, 부인. 벌써 두 번째니 어제보단 좀 더 나은 꼴을 보여주시리라 믿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솔직히 피는 무섭다. 이러한 분위기도 상황도... 모두 싫고 메스꺼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약속을 하였고. 이미 죽은 남편의 흔적을... 내가 지켜야만 하지 않겠는가.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점차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당신의 손을 잡았다. 거슬리는 머리카락을 귀에 걸고선, 천천히... ... 당신의 손가락을 혀 위에 담았지. 불쾌해. 싫어. 끔찍해. 이러한 모습을 남편이 본다면 남편은 과연 어떤 말을 할까... ... 신이시여, 부디 지켜보고 계시다면 저를... 남편을... 도와주시옵소서... 두 눈을 찔끔 감은 채로 입가에 닿는 핏방울들을 느꼈지. )
루시우스 A.
(본격적으로 손가락에 닿는 감촉을 느끼고는 불에 데이기라도 한 듯 서둘러 손 빼낸다.) …. (진정했는지 좀 전의 흥분이라던가 분노 따위는 다 잊은 듯, 침착한 어투로.) 벌써 내일이 마지막입니다, 사흘째가 되는 날.
마지막이니…. 부디 이번만큼은 당신이 원하는 걸 깊이 고민해보길 바랍니다.
늘 말했죠.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이루어줄 수 있다고.
KP
어쨌거나 피를 마셨으니 이성 판정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cc<=33 이성 (1D100<=3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0 > 40 > 실패
KP
이성 1d2점 감소.
이리야 아델하이트
1d2 (1D2) > 2
루시우스 A.
s1d4 (1D4) > 4
system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성 : 33 → 31
KP
1d2 굴려주세요. (1D2) > 1
이리야 아델하이트
1d2 (1D2) > 2
KP
장기 광기 : 감정 폭발 / 지금 상황에 남편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가 그립습니다. 미치도록 그리워서 감정이 통제되질 않습니다. 정신없이 울거나 웃는 상태가 치료를 받거나 회복할 때까지 지속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 피를 다 마신다면 가까이에 있던 당신을 손으로 툭, 밀쳐버린다.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으며 마치 증오스럽다는 듯 당신을 노려보았지. ) 전부 필요없어요. 나는... 남편만 필요했을 뿐 인데. 제 사랑만 원했을 뿐인데. 당신이 그걸 들어줄 순 없잖아요. 죽었던 제 남편을 살려 돌려보내 줄 순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러니 그 소원을 이뤄주겠다는 이야기도 집어치우세요...!!
루시우스 A.
(당신의 뿌리침이 놀랍지도 않은지.) 당연한 일 아닙니까. (입 속으로 무언가를 또 중얼거리는 듯 싶었다.) 저는 신도, 무엇도 아닌데. 죽은 사람을 되살린다니, 말이나 됩니까. 하하…. 그 반대라면 모를까.
KP
그 말을 끝으로 루시우스는 어제와 같이 먼저 손님용 방으로 가버립니다.
당신을 두고요.
뒷모습이 어쩐지 쓸쓸해 보이기도 하지만 조금 전의 소란도 소란이거니와 머릿속이 온통 남편의 생각으로 가득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KP
그가 가져다 준 겨울엔 맞지 않는 탐스러운 꽃도 아름답기보단 가증스럽기만 합니다.
KP
불가능한 일을 반나절 만에 해내는 사람.
주변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피하는 사람.
갑자기 나타난 우물 속 시체도….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기이한 일뿐입니다.
그리고 루시우스가 당신의 남편을 향해 비치는 혐오감과도 같은 가라앉은 감정 역시도 많은 의심을 피어오르게 합니다.
정말 당신의 남편이 당신을 위해 안배해둔 사람이 맞는 걸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하나같이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일들 뿐. .... 당신... 어째서 나를 두고 가셨나요. 어째서, 저 사람에게 이 저택과 저를 맡겨두고 가셨나요. 보고싶어요... ( 점차 다리에 힘이 풀리고 벽에 기대어 주저앉고 말았다. 눈물이 서서히 고이기 시작하더니, 뺨을 타고 흘러내렸지. )
... 정말 당신은 무슨 생각이었던 걸까요. 제발... 알려주세요.
( 당장 남편이 너무나도 그리워서, 이 감정을 좀처럼 걷잡을 수 없어서...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반쯤 몸을 기대고 방으로 돌아갔다. 남편의 흔적이 남은 우리들의 방. 당신의 온기가 너무나도 그리워져서... )
KP
방으로 돌아오면 창을 두드리는 앙상한 나뭇가지를 마주합니다.
KP
낮까지만 해도 그저 정원 일부였는데, 지금 처한 상황 때문인지 다시금 스산하게 보입니다.
그와 실랑이를 나누느라 잊었으나 벌써 깊은 밤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루시우스와 약속한 마지막 날이 되겠죠.
태도 때문에 그를 평생 이 저택에 둘 일도, 볼 일도 없겠지만 소원만큼은 깊이 고민해보도록 할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소원... 남편이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 이상, 그 이하도 바라지 않아요. 하지만, 남편은 이미 죽었는걸요. ... 그 소원은 아마 이뤄지지 않겠죠. ( 자조적인 표정으로 침대에 걸터앉아 미약하게 나마 남은 남편의 체취를 느낍니다. 이 방에 있으면... 정말, 금방이라도 남편이 살아 돌아 올 것만 같아서...)
KP
결국 마땅한 소원을 떠올리지 못한 채 오늘도 남폄을 떠올리며 잠에 들게 됩니다.
KP
-
KP
…….
몽롱한 감각을 딛고 허우적거리며 눈을 뜨게 됩니다.
KP
주변은 붉은색과 검은색이 뒤엉킨 혼란스러운 풍경입니다.
붉은 하늘은 노을 대신 새빨간 물감이 튀어 그대로 굳은 건지 우둘투둘 튀어나와 있습니다.
내려앉을까 걱정이 됩니다.
손을 뻗으면 촉감이 느껴질 듯, 구림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시커먼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 ( 꿈인 것을 알고 있지만...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는다. 무서워... 두려워... )
KP
거대한 벌레가 파먹기라도 했는지 구멍의 테두리가 형편없고 뾰족합니다.
발 밑에는 구정물처럼 까만 액체가 일렁이고, 움직일 때마다 물이 튀어 다리를 간질입니다.
여태까지 꾸었던 꿈 중에서 가장 음산하고, 소름끼치는 분위기입니다.
늘 나타났던 남편은… 어디에 있을까요?
탁, 탁탁. 탁탁, 탁.
타닥, 탁. 탁. 탁탁.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게 무슨 소리죠...?
KP
곧 누군가가 마구 뜀박질이라도 하는 양, 물소리가 거세게 찰박거리며 당신의 주위를 어지럽힙니다.
이쪽인가? 아니, 저쪽?
KP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 보면, 당신의 어깨가 확 잡아채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읏...
KP
밀발 머리, 잘 아는 크기의 손과 익숙한 피부색, 시선의 높낮이 차이.
어느 모로 보나 당신의 배우자가 서 있습니다.
얼굴이 갈기갈기 갈라진 채.
마치 루시우스가 찢어버린 초상화처럼요.
남편의 얼굴이 꿈에 제대로 나오지 않을 만큼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걸까요?
죽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당...당신 어째서 얼굴이... ( 두려운 표정으로 서서히 손을 뻗습니다. 이게 무슨, 꿈에서라도 어째서 당신의 얼굴이... )
KP
당신이 말을 걸어도 그는 답하지 않습니다.
하려 한들 어디 할 수 있겠나요. 입조차 없는데.
KP
부서진 턱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치아가 떨어집니다.
목소리 대신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검붉은 액체입니다.
점성이 있는지 찐득하고 무겁게 떨어집니다.
곧 액체를 당신의 입에 넘기려는 듯, 그가 어깨를 누르며 당신을 무릎 꿇리고, 그 위로 고개를 숙입니다.
잡힌 어깨는 쇳덩이가 양옆에서 누르는 마냥 옴짝달싹할 수 없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읏... ( 기괴하게 변화한 남편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어째서 당신의 얼굴이)
KP
쏟아지는 액체를 무력하게 받아내면 본능적으로 알게 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잠시만... 아...아파요.
KP
혈액입니다.
그것도 고약한 죽음의 악취를 풍기는.
부패한 피가 당신을 타고 내려가 주변을 적시고 차오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싫....싫어. 제발 그러지 말아줘요.
KP
발목에서 허벅지로, 허리로, 가슴으로, 끝내는 목까지….
거부하려 들어도 당신을 누르며 함께 가라앉으려 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제발... 당신. 제발....
KP
곧 머리 끝까지 차올라 넘쳐버린 핏물의 강에 잠기려던 때.
풍덩.
큰 물체가 물에 빠지는 파동이 피부에 닿습니다.
KP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 아니. 누군가가 당신의 손과 허리를 잡고 껴안습니다.
부식되어 점점 탁한 빛을 띄는 붉은 강에서 당신을 끌어올립니다.
가쁘게 숨을 쉬며 피를 닦아내고 고개를 들면 그제야 그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됩니다.
자신을 후원자이자 남편의 친구라고 소개했던 사람, 루시우스입니다.
당신을 피바다에서 건진 그는 맞잡은 손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불현듯, 수면 위로 수많은 시체가 떠오릅니다.
당신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 남편의 외형을 띈 시체들이.
텅 빈 얼굴은 바느질하듯 메꿔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덧그려진 얼굴은 푸른 눈에 제법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아아... ( 공포에 떨며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무...무서워. 꿈이라면 당장 깨고 싶어. )
KP
당신의 소중한 그이가 저 치로 덮이다니, 정말이지….
치욕스러운 꿈입니다.
-
KP
3. 세 번째 날, 소원
KP
……헉!
요전번보다 더 큰 숨소리를 삼키며 잠에서 깨어납니다.
충격으로 기상했단 말이 더 어울릴법합니다.
시트에 닿았던 목덜미와 등에서 축축함이 느껴집니다.
연달아 꾸는 악몽에 익숙해질 법한데도, 몸과 정신은 매번 처음 느끼는 고통처럼 괴로움을 호소합니다.
불길한 행동을 일삼는 당신의 후원자를 곁에 둔 걸 신이 벌하는지, 책망하는지 모르겠으나.
막연하게 가슴이 답답합니다.
악몽으로 인한 이성 판정이나 장기 광기 상태이므로 생략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윽.... 허억...허억... ( 가쁜 숨을 들이키고, 점차 떨리는 손을 진정시킬 수 없습니다. 어째서 이런 꿈을 자꾸만 꾸게 되는 것일까요? 싫어... 당신, 당신이 제게 벌을 주시는 걸까요. 보고싶어요. 꿈 속이 아닌 현실의 당신이 너무나도 보고 싶어. 서서히 차오르는 눈물을 느낍니다. )
KP
똑똑.
정신이 완전히 깨어나기도 전에 누군가 문을 두드립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누...누구시죠? ( 급하게 눈가의 눈물을 닦아냅니다.)
루시우스 A.
접니다. 일어났습니까?
KP
그는 당신의 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재촉하듯 노크를 이어갑니다.
박자에서 조급함이 느껴지는 것도 같습니다.
루시우스 A.
…좀 급한데, 열고 말했으면 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런 아침에 말인가요? ... 외간 여자의 침실에 들어오려고 하시다니. 간도 크시군요. 돌아가주세요. 한동안은 뵙고 싶지 않습니다.
KP
잠시 노크 소리가 멈추고, 그가 당신의 부탁대로 돌아갔나 싶을 즈음 문이 벌컥 열립니다.
루시우스 A.
미안, 미안합니다. 정말로 급해서. 그러니….
KP
문 너머로 그가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한 채 서 있습니다.
KP
삐져나온 머리칼, 살짝 주름진 옷, 피곤해 보이는 인상….
KP
어쩐지 아침부터 기다렸다는 티가 납니다.
두리번거리는 모습은 급해 보이기도 합니다.
루시우스 A.
(이것저것 재고 따질 겨를도 없는지 장례식에 나타난 이래 처음으로 여유 없는 듯 군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꼭 이루어줄 테니, 이번 한 번만.
마지막 날이잖아요. 제 부탁을 먼저 들어주세요. 오늘이 지나면 부인이 저를 볼 일도 없을 겁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처음으로 여유없이 나타난 모습에 조금 놀라기도 하였으나, 그 뒤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 하였지. ) ... 계속해서 당신은... 저를 능멸하실 셈인가요? 이런 아침부터 갑작스럽게 찾아와선 하는 말이... 그것이라고요?
( 어디까지 저를 모욕할 셈인가요. 조금씩 분노가 차오르는 감각이 들었으나... 잠깐, 아주 잠깐 당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나 완벽에 가까운 당신이... 이리 흐트러진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 정말 급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
루시우스 A.
지, 지금. 지금이어야 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안돼요. 제발. 부인이 무릎을 꿇으라면 꿇고 발에 입 맞추라면 입 맞추겠습니다. 여태의 제 모든 행동에 대해서도… 사죄 드릴 테니. (경황 없는지 어조는 횡설수설이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어제의 그 오만하던 행동은 어디에 가고, 지금 내 눈앞에는 처절해진. 비굴해진 당신만이 남았나. 당최 이해할 수 없는 그대. 나는 당신을 어찌하고 싶은 것인가. )
( 남편이라면 이 상황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었을까? 나는 어찌하면 좋을 지에 대해서 말이다. 잠깐 고민을 하더니, 한숨을 쉬었다. ... 이유가 있겠지. 하나같이 전부 이유가 있겠지. 그러한 생각을 하며 조금씩 당신을 이해하려 애썼다. 그렇기에 그녀는 다시 마지막 기회를 주지 않았나. ) 한 번... 단 한번만입니다. 이번이 마지막으로 저는... 이번과 똑같은 소원을 빌 시 이뤄드리지 않겠어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같은 소원이시겠죠? 피를 내어주세요. 그리고, 나중에 꼭... 이 행위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루시우스 A.
그게, 저는. 전… 지금은 정말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당신을 실망하게 한 적이 많은 걸 알지만……. (안광이 바람 앞의 촛불마냥 흔들리다가 결국 이미 상처투성이인 손가락에 다시 한 번 상처를 낸다.)
루시우스 A.
…언젠가, 부인께 이 모든 것을 털어놓을 날이 오면 좋을 텐데요. (지친 것 같기도 한 낯.)
이리야 아델하이트
... 꽤나 지친 모습이네요. 당신, 나중에 모든 일이 끝나면 푹 쉬도록 해요. 저는 당신이 아무리 싫어도... 누군가가 다치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 언제나 자신만만했던 모습과 지금의 지친 모습이 대조되어 보였다. 정말.... 당신은 무엇을 숨기고 있나요. )
이리야 아델하이트
( 당신에게 서서히 다가가, 당신이 건넨 손가락을 조심스레 받았지. 입 안에 닿는 당신의 피. ... 3번째라고는 해도... ... 아무리 해도 익숙해질 수 없는 행위였어. 치욕스러움과 불쾌감을 삼켜내며, 입안에 감도는 쇳내를 참아내며, 그 혈액을 목을 타고 넘겼다. )
KP
장기 광기 상태이므로 이성 판정을 생략합니다.
루시우스 A.
…. (손을 거두곤 음울한 가운데 긴장한 낯으로.) 부인, 기분이 어떠십니까?
나에게 할 말이나, 생각나는 건 없습니까?
KP
다소 당황스러운 질문입니다.
KP
대뜸 찾아와서 부탁을 청하곤 내뱉은 말이 저 모양이니….
기억나는 게 있나요?
KP
분명 악몽을 꾸었고, 남편의 얼굴이 없었으며, 익사할 뻔한 당신을 루시우스가 구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외에 기억나는 건….
그는 대체 무얼 원하는 걸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기억이라... .... 당신이 뭘 원하는지 저는... 당최 알 수 가 없어요. 저에게 뭘 원하시는 건가요.
제게 계속해서 피를 먹이는 행위도 이해 할 수 없네요. ... 왜요. 설마하니, 제가 당신을 사랑하기라도 원하시나요? 책에 보았던 마녀씨의 이야기처럼.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시나 본데.
... 당신 번지 수 잘못 짚었어요. 제게 어떠한 말을 듣고 싶은지 저는 몰라요. 알려주지 않는데... 대체 무얼 말해야 한다는 건가요.
루시우스 A.
…하. (참지 못하고 결국 헛웃음을 흘리고 만다. 당신의 답이 그가 바라던 게 아니라는 것 하나 만은 분명하다.)
할 말이 그것 뿐이라면……. (어제 말했던 것처럼 깨물어 피라도 낼 듯 입술에 힘 꾹 주다가.) 됐습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바라는 걸 말해주세요. 오늘까지 내가… 당신을 책임지기로 했으니까.
밤 사이에 소원이 생각나셨길 바랍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마지막 소원이라... ... 그렇다면 제 마지막 소원은 이겁니다. ( 입가에 묻은 피를 손가락으로 닦아내곤 단호하게 당신을 바라보았어. 언뜻, 결연한 표정이기도 했지. ) 후원자님... 아니, 당신이 진정으로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제게서 무엇을 원하시나요. 제가 요구하는 소원은 이것입니다. 자, 제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뤄주신다고 하셨죠? 약속을 지켜주세요.
루시우스 A.
(그래, 차라리… 따위의 의미가 담긴 눈빛 잠시 스쳐 지나가고 입을 열지만 나오는 말은 없다. 지긋지긋하다는 표정 된다. 그 권태는 줄곧 그의 얼굴 기저에 깔려있던 것이기도 했다.)
말하지 않았습니까. 내 소원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달라고. 언젠가 그럴 마음이 들면 당신에게 털어놓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은 아닙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지금은... 안된다는 소리인가요? 정말이지... 당신이란 존재는 지독한 존재네요. 이렇게 훌쩍 다가와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떠나가는 사람. ( 어쩐지 표정에서는 자조적인 미소가 흘러나와, 당신이라는 존재는 영영 수수께끼로 남는 것인가요. 생각했어. ) 그렇다면... 제 소원은... 당신, 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것이 궁금합니다. 당신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를 해보고 싶어요.
루시우스 A.
(낯빛 어두워진다.) 어차피 마지막 날인데. 끝까지 기억해내지 못할 거라면 그냥 기억 저편으로 묻어두고 안 좋은 헤프닝으로 남기시지.
…당신은 결코 날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해한들 상황이 달라질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군요.
(팔에 걸치고 있던 코트 둘러 입는다.) …급한 일이 생겼습니다.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당신도 이미 알 테니까….
이리야 아델하이트
말하지 않는데 어떻게 상대를 이해할 수 있나요. 안 좋은 해프닝으로 넘어가려고 해도... ... 저는 당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고 싶은 걸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소원을 들어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설마, 도망가시는 건가요?
루시우스 A.
아니요, 부인. 그럴 리가요. 제가 당신을 두고 어디를 도망가겠습니까. 다만… 정말로 급한 일이 생겨서 누굴 만나고 와야 할 것 같거든요. (시선 조금 누그러진다.)
돌아오면 모든 걸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여태 당신에게 실망만 안겨드렸으나, 거짓말은 한 적이 없잖아요. 그렇죠?
이리야 아델하이트
정말로... 급한 일이어서 그런 걸까요.... ( 언제나 거짓은 말하지 않는 당신이기에 그녀는... 결국 당신을 믿기로 하였다. 돌아오면 모든 걸 말해준다 하였으니. 당신의 말을 신뢰하기로 하였지. ) 그렇다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제가 비록, 당신이 원하는 말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 그래도, 당신에 대해서 이해해보려, 당신을... 알 수 있게... 꼭 돌아와 주세요.
KP
어제, 그제와 마찬가지로 당신에게 볼 키스를 하려던 그는 잠시 움찔하고 그대로 몸을 돌려 저택 밖으로 나섭니다.
KP
바깥은 해가 뜨기도 전인 이른 새벽입니다.
KP
늘 악몽에 빠져 허우적거리느라 해가 중천에 떴을 때야 일어났던 걸 생각하면 의외입니다.
결의라도 품은 것처럼 루시우스는 뒤도 보지 않은 채 떠났습니다.
또다시 하루의 반이 지나고서야 저택으로 돌아오겠죠.
열린 문틈으로 싸늘한 겨울 바람이 들어옵니다.
문을 닫기 위해 아래로 향하면 복도 너머 닫혀있는 창고의 문이 보입니다.
사용인들에게 창고 열쇠를 돌려줘야 하는데….
어제는 그 난리가 지나갔으니 깜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무엇하나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언제나... 훌쩍 사라지곤 다시 나타나는 당신을... 아마 영영 이해할 수 없을거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다면 모든 것을 이야기 해준다 하였으니. 속 내에는 미약한 희망을 품고 열쇠를 품에 쥐었지. )
일단... 일찍 일어나기도 하였으니 열쇠를 건네주러 가볼까요...
KP
이른 아침이지만 저택의 사용인들은 진작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각자의 준비와 할 일을 하느라 바빠보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저기... (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해보나 ) 창고의 열쇠를 찾았는데... 챙겨주실래요?
사용인
아, 마님! 죄송해요! 제가 지금 바빠서 못 들었는데, 나중에 찾아뵈어도 괜찮을까요?
KP
그러고는 종종걸음으로 사라집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 다들 많이 바쁘시군요. (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 할 것도 없는데.. ... 창고의 물건이 무사히 있는지 보러 갈까요? )
KP
-
창고.
KP
창고는 자물쇠로 잠겨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창고의 열쇠를 사용해 자물쇠를 열어봅니다. )
KP
열쇠를 이용해 문을 열면 며칠 동안 잠겨있었다는 게 사실인지, 퀴퀴한 먼지 냄새가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부를 간지럽힙니다.
문 가까이에 초와 성냥이 놓여 있습니다.
안쪽은 어두워서, 무언가를 찾으려면 빛이 필수적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가까이에 있는 초와 성냥을 사용해 불을 붙여봅니다. )
KP
성냥이 바싹 말라있는 탓에 불은 쉽게 붙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환하게 타오르는 성냥을 가지고 창고 안을 살핍니다.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초에 옮겨붙여요!! )
KP
초를 켜고 들어가면 가벽과 선반, 장작이 차례로 눈에 들어옵니다.
오크통이 가벽 너머로 줄지어 누워있고, 주변에 쌓인 장작은 당신의 어깨 높이까지 정리되어 있습니다.
한쪽 벽에는 선반들이 있는데, 잡동사니들이 가득 쌓여 있네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잡동사니들이라... 뭐가 있죠? )
KP
잡동사니들을 살피다 보면 그 사이에서 다 낡아서 닳아빠진 책 한 권을 찾아냅니다.
종이가 너덜거리지만, 내용을 파악하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책을 읽어봅니다. )
KP
핸드아웃 누군가의 에세이 공개.
정보
KP
Handout : 누군가의 에세이
[……, 어느 학자는 중요한 물건일수록 깊고 외진 곳에 숨기기보다는 오히려 가장 가깝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장소에 숨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보물찾기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닌 이상 보금자리에서 멀리 숨겨놓은 물건은 자칫 물건의 주인조차 행방을 찾기 힘들어질 위험이 있으며, 우연히라도 전혀 상관없는 다른 사람에게 발견될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 힘든 물건이라면 보금자리와 가까운 곳에 보관하는 것이 만일에 상황에 물건을 챙겨 자리를 피하기에도 쉽다.]
메인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관찰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7 > 87 > 실패
KP
무언가를 밟고 미끄러질 뻔합니다.
살펴보면 찢어진 종이 조각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라.... 여기에도 종이조각이... ( 내용을 살핍니다. )
KP
보통 초상화를 그릴 때 사용하는 재질의 용지입니다.
의도적으로 찢은 티가 납니다.
종이의 크기는 아주 작고, 이 조각 외에 다른 부분이 남아있을지는 모르겠군요.
불빛을 비추어 보면 눈만 남은 초상화입니다.
많이 바래었지만 하늘색 눈이 그려져 있습니다.
KP
창고에서 이리저리 채이지 않았다면, 하다못해 당신이 밟지만 않았어도 분명 더 말끔했겠죠.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 초상화는 왜 여기에 있던 걸까요... ( 빤히- 바라봅니다. 내가 아는 누군가와 닮았나? )
KP
그것까진 알 수가 없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오크통 가벽에는 뭐가 있죠? )
( 한번 살펴보나 )
KP
가벽 근처를 살피면 작은 가죽 가방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어설프게 숨겨져 있는 모양새입니다.
형태로 보아 직접 만든 태가 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무슨 가방이죠? ( 한번 살펴봅니다. )
KP
가방 안에는 작은 수첩과 귀걸이, 목걸이 같은 귀금속 몇 개가 들어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수첩을 봅니다. )
KP
수첩을 읽으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핸드아웃 작은 수첩 공개.
정보
KP
Handout : 작은 수첩
[ 이상하다, 그것도 매우 이상하고 불쾌한 일이다. 언젠가부터 저택의 사용인들이 모르는 사람을 주인으로 여긴다. 이걸 적는 나 역시 며칠 전만 해도 저런 놈을 주인으로 모시고 있었다.
왜 이상함을 느끼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마치 안개를 헤매다 나와 두 눈이 뜨인 사람처럼 알게 되었다. 나 말고 주인님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은 없어 보인다….
마님도 그래, 원래 저런 분이 아니셨던 것 같은데…. 어쨌거나 성격은 변함이 없으시지만…. 이쯤 되니 저택 모두에게 두려움과 답답함을 느낀다. 아무래도 저 인간은 어딘가 사위스럽고 또…. 스산한 위화감이 든다. 그런데도 눈치를 못 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지.
이곳에 남았다가 괜히 나에게 위험한 일이 생길까 싶어, 모아둔 급여는 보관이 편하도록 귀금속으로 바꾸었다. 급하게 움직이느라 애를 썼는데 때를 기다리다 도망가야지. ]
메인
KP
이후 수첩엔 아무것도 적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옆 마을로 가는 지도가 접혀 사이에 끼워져 있습니다.
KP
뜻 모를 소리가 적힌 수첩에 마음 한 켠에 불안감이 쌓입니다.
KP
주인이 바뀌었다니….
누군가 상상으로 쓴 소설로 치부하기엔 너무 이상한 가정이지 않나요?
KP
무엇보다 창고에서 내내 크게 울리는 소리가 이상합니다.
행운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행운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5 > 95 > 실패
KP
마치 보이지 않는 좀 더 넓은 공간이 있는 것처럼, 발소리가 지나치게 크게 울립니다.
소설 같은 수첩이나 에세이 내용 때문인지, 숨겨진 공간이 있는걸까 따위의 의구심이 드는 건 금방입니다.
물론 창고에 그런 게 있다는 얘기를 남편에게 들은 기억은 없습니다.
게다가 저택의 사람도 아니고, 불과 들어온 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은 당신이 모든 구조를 알 수 있을 리는 없죠.
이리야 아델하이트
비밀 공간이... 있는걸까요...? ( 이 수첩의 내용도 그렇고.... 뭔가 심상치 않네요... )
( 한번 바닥이나 벽을 면밀히 살펴봅니다. 무언가 단서가 될 만한 것이... )
KP
달리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지 못합니다.
천천히 생각해볼까요.
당신의 남편은 숨기는 구석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큼은 아끼고 사랑해주었죠.
1년이 다 되어 가는 시간 동안 당신이 없는 곳에서 따로 아침을 보낸 적이 없을 정도니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cc<=70 지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이리야 아델하이트
... 중요한 것... 보금자리... ( 침실에 뭔가 단서가 있을까요... 한번 가봅니다. )
KP
-
안방.
KP
기본적으로 손님용 방과 비슷한 구도지만 더 넓습니다.
아무렴, 원래 남편과 함께 지내던 부부의 침실이기도 하니까요.
옆자리에 그이가 없어도 늘 당신이 잠을 자고, 아침을 맞이하던 방입니다.
넉넉한 크기의 침대가 벽면에 붙어 놓여 있고, 책상 위로 창문이 크게 나 있습니다.
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이 참 아름다웠죠.
구석에는 큼직한 옷장이 놓여 있고, 손님용 침실에 없는 두툼한 러그가 온 바닥을 크게 덮고 있습니다.
KP
조사 포인트 :: 침대 / 책상 / 창문 / 옷장 / 러그
이리야 아델하이트
( 침대를 한번 살핍니다)
KP
사용인들이 바로 정리하기 때문에 늘 말끔하고 깨끗한 이불 보와 시트가 깔려있습니다.
남편은 늘 왼편에 누웠습니다.
이제 당신이 오른쪽에만 누울 필요는 없어졌지만 말이에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여보... ( 남편 생각이 나니 어쩐지 울쩍해진 기분입니다. 혹시나 왼편도 살펴봐요. )
KP
깔끔하게 정리되어, 누군가가 누워있었다고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네요....) (... 심란한 마음을 품고 책상도 살핍니다 )
KP
흑단으로 만든 어두운 톤의 책상입니다.
짙은 무게감이 고급스러움을 한층 끌어올립니다.
당신이 누워도 남을 정도로 길이와 넓이가 상당합니다.
손님 방과 마찬가지로 그 위엔 만년필과 깃펜, 잉크병 등 필기구가 놓여 있고 서랍이 달려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필기구를 살핍니다. )
KP
사용감은 조금 있으나 깨끗한 상태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유품이네요... ( 이젠... 당신이 이 펜을 쓰는 일은 없겠죠. ... 서랍도 봅니다.)
KP
여느 서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KP
사용하지 않은 종이뭉치, 왁스, 그리고 배우자의 이름을 새긴 도장이 놓여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도장을 봅니다. )
KP
늘 보아왔던 도장입니다.
KP
서류 처리를 할 때 이 도장을 사용하곤 했죠.
유언장에 찍힌 것도 이 도장일 겁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그러고보니... 이 도장이랑 유언장의 도장이랑 같았을까요? )
KP
동일합니다.
늘 보아왔던 도장의 문양을 당신이 헷갈릴 리 없잖아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그렇긴...하죠.... 종이뭉치와 왁스도 봅니다. )
KP
평범한 것들입니다.
남편이 죽은 뒤로는 사용할 사람이 없어서인지 관리가 덜 된 티가 나긴 하지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창문도 봅니다. )
KP
서랍을 도로 닫고 다른 곳을 확인하러 가려고 하면, 뻑뻑함이 느껴지며 잘 닫히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늘 그이가 힘을 주어 닫았었죠?
안쪽에 뭐가 걸리기라도 한 걸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응...? ( 뭔가 걸리기라도 한 것이 있을까요... 혹시나 서랍장을 뺴봅니다. )
KP
서랍을 빼내면 그제야 안쪽에서 구겨진 편지 한 장을 발견합니다.
겉면에는 To. Iriya 라고, 당신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처음 보는 편지인데….
열어본 흔적도 없네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게 뭘까요... ( 내용을 열어 살펴봅니다. )
KP
핸드아웃 편지 공개.
정보
KP
Handout : 편지
사랑하는 나의 I.
오늘도 당신 생각을 하느라 여전한 날이 흐르고 있어.
곧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오는 탓일까. 햇볕이 점점 강하게 내리쬐는 바람에 피로감이 쉽게 쌓이는 기분이네. 당신은 이 더위를 조심하길 바라.
날은 더워지지만, 당신을 생각하면 언제나 봄날의 꽃밭처럼 포근한 감상이 남아. 만약 우리가 결혼한다면 무슨 날이든 내겐 봄날 같겠지. 한겨울에 식을 치른다고 해도 말이야.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이번 겨울이 오면 함께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당신에게 완벽한 프러포즈를 선사하고 싶어. 무엇을 견주어도 늘 모자란 마음이지만….
이런, 편지를 쓰는 동안 시간이 많이 가버렸어, 다시금 편지할게. 사랑해.
-언제나 당신을 생각하는 루카.
메인
KP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는 사랑하는 남편의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나라하게 적혀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이게 대체... 저는 이러한 편지를 본 적도 받은 적도 없는데....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일단 편지를 챙깁니다..... 창문도 봐요 )
KP
창문 밖으로 보이는 날은 흐립니다.
오늘도 비가 올까요?
날은 점점 더 추워지니 슬슬 눈이 올 때도 되었는데.
또 비가 오면 척척했던 장례식이 생각날지도 모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비가 오면 울쩍해지는 기분이 드는걸요. ( 창밖을 한참동안 바라봤다가. 서서히 멀어집니다. )
( ... 창문에서 떨어지고 옷장도 봅니다. )
KP
드레스룸까지 가지 않아도 되도록 편한 옷들을 주로 넣어둔 옷장입니다.
잠옷이나 여벌 복장 등이 걸려 있습니다.
관찰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관찰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KP
한참을 뒤적거리다 보면 낡은 재킷을 하나 발견합니다.
KP
처음 보는 옷입니다.
안쪽 주머니가 불록한 게, 뭔가 들어있는 듯 싶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무언가 들어있는 걸까요.... 한번 살펴봅니다. )
KP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꺼내보면 작은 물건을 담는 소형 로켓입니다.
목걸이로도 사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로켓...? ( 한번 열어봐요)
KP
당신의 머리색과 같은 보라색 머리칼이 뭉텅이로 쏟아집니다.
설마… 당신의 머리카락인가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설마... 제 머리카락인가요...? ( 이....이게 어째서...)
( 소름 돋는 감각을 느끼며 점차 멀어집니다... .... 끔찍해요... 불결해요... 무섭네요.... )(러그도 봅니다....)
KP
바닥을 다 덮을 정도로 커다란 러그입니다.
자세히 살피면 방을 정중앙으로 가른다고 칠 때, 왼쪽으로 접힌 자국이 나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어라... ( 한번 오른쪽을 붙잡고 열어볼까요? )
KP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바닥이 나타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대리석 바닥이... ( 톡톡. 한번 두드려 봅니다. 안에 소리가 울릴까요 )
KP
대리석이 두꺼워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들어볼 수 있나...?
이리야 아델하이트
(왼쪽 러그 밑을 살핍니다)
KP
반대쪽 바닥을 살피면 오른쪽과 다르게 바닥이 윤이 납니다.
KP
덮였던 러그를 여러 번 들어올린 건지, 아니면 이 부근만 깨끗하게 관리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사용인이 청소를 이렇게까지 꼼꼼히 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에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 바닥을 매만져봅니다. 뭔가 특이한 사항이... )
KP
바닥을 더듬으면 갈라져 있는 틈이 손끝으로 느껴집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틈에 손을 넣어 한번 당겨봅니다)
KP
잡아서 들어보면 그 밑으로 문이 존재합니다.
KP
손잡이는 달리 존재하지 않고, 알파벳 26자가 적힌 자판이 달려있습니다.
KP
자판을 누르는 순간 글자가 입력되는 구조 같고, 판 위에는 문장이 음각되어 있습니다.
정보
KP
Handout : 자판 위의 글귀
처음 만난 순간,
나의 사랑을 받아준 순간,
영원한 사랑의 저주를 삼킨 순간.
나의 기회는 총 세 번 있었으리라. 나의 ‘사랑’, To.■■■■■
메인
이리야 아델하이트
... ( 고민하더니 L.O.V.E. 를 눌러봅니다... )
KP
글자 수가 하나 부족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 고민하더니.... Iriya를 눌러봅니다...)
KP
글자 수는 맞지만 열리지 않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다시 고민을 하더니... L.U.L.Z.D. 를 눌러봅니다.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앞 선 글은 레드썬 합시다 L.U.L.B.D를 누릅니다...)
KP
탁. 탁, 타각.
자판을 눌러 문자를 넣습니다.
나의 '사랑', To Iriya.
비밀 공간에 쓰이는 암호가 당신의 이름이라니, 기분이 어떤가요?
KP
곧, 잠금쇠가 풀리며 돌아가는 소리를 내더니 바닥에 놓인 문이 들어 올려집니다.
KP
내려다본 안쪽은 어둠 아래 높낮이가 제멋대로인 계단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고급 저택에 숨겨진 공간이 있다곤 하지만 층과 층을 가로지를 정도로 긴 계단이 놓인 방이라….
어디 상상이나 하겠나요.
더군다나 여긴 2층입니다.
이만한 장치를 놓으려면 벽을 세워 숨기거나, 대공사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게 대체.... ( 제가 모르는 것들이 계속해서 나타나니까... 심란한 기분입니다...)
( 일단...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봅니다....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일단 방으로 나와서 초와 성냥을 챙깁니다. 불을 켜고 앞으로 나아가요)
KP
-
지하실.
내려갈수록, 역한 비린내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약품 냄새가 진해지며 속이 메스꺼워집니다.
미지 속으로 발을 딛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 법입니다.
KP
긴장과 불안이 등줄기를 타고 서서히 흐를 즈음 마침내 바닥에 도달합니다.
KP
흔들리는 촛불에 비친 지하실은 제법 충격적인 광경을 선사합니다.
KP
차디찬 돌바닥엔 새빨간 액체로 거칠게 그려진 마법진이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이게 뭐죠?
KP
마법진 위로 무수히 많은 글귀가 적혀있는데, 바라만 보아도 기괴함이 묻어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설마 저것들이 피는... 아니겠죠? )
KP
글자가 어그러져 움직인단 착각이 들 만큼 제멋대로 자란 덩굴처럼 얼기설기 꼬여있습니다.
수많은 글자를 쓰기 위해 걸렸을 시간과 집념이 소름 끼칩니다.
마법진 위로는 낡은 의자가 하나 자리해있습니다.
의자 다리에 바닥과 똑같은 붉은 액체가 튀어있으며, 그 옆엔 바퀴 달린 2단 트레이가 놓여 있습니다.
조사 포인트 :: 마법진 / 낡은 의자 / 붉은 액체 / 2단 트레이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아요. 평범하게 자고 있던 침실 밑에 이런 것이 있을 줄은....)
이리야 아델하이트
( 마법진을 봅니다...)
KP
눈 앞의 마법진은 어디선가 마주한 기억이 있습니다.
KP
이 조악한 문양을 분명 똑똑히 보았어요.
꿈에서 남편과 함께 밟고 있던 그 문양입니다.
KP
도망가지도 못하던 꿈이었는데, 현실에서 똑같은 마법진을 보게 되다니….
그저 우연일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설마 제가 꾸던 꿈이 우연이 아닌... 필연일 가능성도.... ( 너무 섣부른 추측일까요... 하지만 이러한 풍경을 본다면.... )
... (낡은 의자도 봅니다. )
KP
이곳저곳 칠이 벗겨진 낡은 의자입니다.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간단한 못질로 바닥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KP
다리 부분과 팔을 얹는 거치대에는 앉을 이를 묶는 가죽끈이 달려있습니다.
잔뜩 쓸리고 닳아있는 게, 누군지는 몰라도 여기 묶인 사람이 있었단 사실은 확실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여기서 누굴.... 잡아뒀던 것일까요.... (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
( 붉은 액체도... 봅니다. )
KP
아직 붉은 색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있으나, 대다수가 거뭇하게 말라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설마... 피...? )
KP
피라고 생각하고 다시 살피면 피가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바닥의 마법진 또한 똑같은 액체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마법진을 피로 그렸다면... 그렇다면 이 피의 주인은... ( 소름돋는 상상에 몸이 점차 떨려옵니다... 무서워.... 여기서 대체 무슨일이 벌어진거야... )
( 트레이도 봅니다. )
KP
1단과 2단에 각각 다른 물건이 놓여 있습니다.
위층에는 주사기가 보이며, 붉은 액체가 잔뜩 묻은 상태입니다.
내려올 때 맡은 냄새의 근원지가 여기인 듯, 알코올 솜이 버려져 있으며 남은 약물이 들은 병이 여러 개 어질러져 있습니다.
아래에는 아주 낡은 가죽 수첩이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가죽 수첩...? 내용을 살펴봅니다. )
KP
펼쳐보면 적혀있는 필체가 남편의 것임을 깨닫습니다.
KP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유언장을 통해 지독하게 보았으니까요.
의미를 모르겠는 단어가 반복되다 읽을 수 있는 내용이 차츰 나타납니다.
KP
핸드아웃 낡은 가죽 수첩 공개.
정보
KP
Handout : 낡은 가죽 수첩
1.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찾았다, 몸짓과 표정, 사랑스러운 웃음, 숨소리 하나마저 정말로 완벽한 사람을…. 나를 향해서 미소 지으면 좋겠다. 저 목소리가 나를 향해서만 들리면 좋을 텐데…. 우연을 가장하여 도움을 받은 뒤 이름을 물어보았다. 이름은…. 이리야라고 했다. 이름도 완벽한 사람…. 기분이 들뜬다. 또 만나고 싶어, 만날 수 있겠지?
3. 이리야의 뒤를 따라다니다 몰래 그의 머리카락을 잘라 보관했다. 저렇게 사랑스러운데 손톱도 아니고, 이 정도면 괜찮잖아?
4. 왜 완벽한 사람에겐 이미 애인이 있지? 이리야는 나의 것인데…. 옆에 있는 저 가증스러운 인간은 단지 그를 먼저 만났다는 이유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어. 내가 먼저 만났다면 절대로 놓치지 않을 텐데.
나만 바라보게 할 수 있을 텐데. 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
너무나 간악한 인간이다.
내가 더 많은 사랑을 이리야에게 줄 수 있어.
6. ■■■의 도움을 받아 마을 사람들에게 주문을 걸었고, 이리야에게 붙어 다니던 눈엣가시를 제거했다. 이름은 루카? 루시우스? 뭐라더라. 하여간 얼간이 같은 이름이다. 그런 이름조차 소멸시켰으니 오히려 좋은 일 아닌가? 손 쓸 필요도 없다, 죽어버린 상태나 다름없는데. 구멍 난 그놈의 빈자리엔 내가 들어갈 예정이다, 그럼 다들 그를 나라고 인식할 테지. 지질한 인간…. 걱정하지 마. 이리야는 내가 더 사랑할 거야.
10. 이리야와 결혼식을 올렸다. 행복하다. 꿈이라도 꾸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이 행복이 깨지면 어떡하지? 만약 그에게 건 주문이 풀린다면? 내가 만일 죽어버린 뒤에 주문이 풀리면 어떻게 해야하지? 이리야가 나 이외의 사람을 바라는 건 용서하지 않아. 당신은 날 사랑해야 해, 영원토록…. 억겁의 시간이 흘러도 그 머릿속에 나라는 존재만 가득해야 해. 내 머릿속은 당신으로 가득 차 있으니 당신도 그래야만 해…. 사랑해, 이리야. 영원히….
?4.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 정말 주문이 풀린다면 어떡하지? 영영 내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멀리, 아주 멀리 떠나버린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래…. 대책을 세워야겠어. 당신을 사랑해서 하는 나의 행동을 이해해주길 바랄게.
?2. 마침내 완성했다, 나의 아티펙트. 기다란 원형 뿔을 닮았다. 대바늘처럼 보이기도 하는군. 만드는 동안 피를 많이 사용했지만 정말로 뿌듯하다. 이 아티펙트를 사용하면 대상의 머리에 직접 세뇌를 걸 수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세뇌할 내용을 읊으며 대상의 두부에 꽂아 넣으면 뇌를 직접 휘저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리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열심히 만들었더니 빨리 완성할 수 있었어. 당신에게 마법을 걸어줄게. 영원히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을 거야. 내가 죽은 뒤에, 설령 주문이 풀리거나 진실을 알게 되어도 뇌가 한껏 꼬여있는 당신은 다시금 날 사랑하게 될 거야. 정말 완벽하지? 잘 숨겨놔야겠어.
메인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 내용은....
이 수첩이 어째서 여기에... ( 소름이 돋습니다.... 무서워요... 내가 알던 남편이... ...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
( 하지만... 이 지하실은 대체 뭐죠? 단서가 아무것도 없을까요... 좀 더 살펴봅니다. )
이리야 아델하이트
( 덜덜 떨려오는 손... 지독한 배신감에 머리가 똑바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
( 내용은 더 없나...? )
KP
더 읽어보기로 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 ... ( 내용을 더 살펴봅니다.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 내용들은 대체............ ( 다급하게 더 내용을 살핍니다. )
이리야 아델하이트
( 내용들을...... 더 살핍니다. )
KP
이 뒤로는 잉크가 번지고 찢어져 알아볼 수 없는 페이지의 연속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내... 내 사랑이 진실된 사랑이 아니었다고? 정말... 이 내용이 사실인 걸까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렇다면 밤마다 남편의 꿈을 꾸는 것도... ( 뚝. 손에 든 수첩을 떨어뜨립니다. 이게 다 무슨 말인가요... )
(... 수첩을 주워 좀 더 살펴봅니다. )
KP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KP
참, 이런 멋진 아티펙트에 걸맞는 이름을 붙여주자.
그래…. '사랑'이라 이름 짓겠어.
사랑은 저주라잖아.
KP
이 저주는 내가 이리야에게 내리는 최고의 '사랑'이니까.
KP
다 읽고 나면 뜯어진 페이지가 팔랑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덜덜... 떨리는 손으로 페이지를 주워 살핍니다. )
KP
핸드아웃 찢어진 페이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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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Handout : 찢어진 페이지
8은 완벽한 숫자다.
영원을 의미하는 문양 또한 8을 90도로 뒤집은 모양이지 않나?
그러니 나는 영원한 사랑을 이리야에게 바칠 것이다.
메인
이리야 아델하이트
( 도...도망치고 싶어요. 남편이 무척이나 그립고 보고 싶긴 하지만...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너무나도 충격적이라서... )
KP
수첩을 읽고 나면 당신의 뇌가 그간 남편에 의해 꼬여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잘못 본 걸겁니다.
이럴 리 없어요.
도망가고 싶어.
이리야 아델하이트
( 소름돋는 감각에 수첩을 팽겨치고 지하실에서 빠져나옵니다. ) 나...나는 대체... 이게... 이럴리가...
KP
정말로 사랑했다고 믿었는데.
상대가 사실 진짜 연인 자리를 빼앗아 꿰찼으며 그걸로도 모자라 당신의 뇌를 주물러대기까지 했다면 믿을 수 있겠나요?
그런 인간과 1년을 함께 했었습니다.
자그마치 1년을!
겁에 질린 짐승의 심장처럼 가슴이 요동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구역질 날 것 같아요.........
KP
흩뿌려진 액체에서 쇠비린내가 올라옵니다.
속이 울렁거립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읏....
KP
지치지 않고 내달린 것 마냥 시야가 일순 흐려지기까지 합니다.
장기 광기 상태이므로 이성 판정은 생략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누구나... 아무나... 제발요... ( 너무 끔찍해서... 이런 지옥이 있을 수 있는건가요? 이게 뭐가 사랑이란 말인가요. 이건 사랑이 아닌... 고통일 뿐이잖아요. )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런게 사랑이라고? 저주가 어떻게 사랑이 될 수 있나요. 사랑은... 상대를 아껴주고 배려하는 마음인데... 이건... 강요일 뿐이라구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하나같이 끔찍해.... 더러워.... 불결해요.... 자신의 마음을 강요할 뿐이라니....
내 감정도 내 기분도. 기억마저도....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KP
그렇게 한참을 서있으면, 계단에서 발소리가 들립니다.
누군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너무나도 혼란스러운 상황과 심란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발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눈가에는 눈물이 점차 흘러나오고 있었지. )
KP
내려온 이는 어느새 지하실에 발을 딛고 섰습니다.
루시우스입니다.
루시우스 A.
(얼떨떨한 표정으로 주변 둘러보다가 표정 구긴다.)
루시우스 A.
당신을 찾다가…. 바닥에 문이 열려 있길래.
루시우스 A.
그나저나 여긴 뭐하는 곳이죠?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하고 중얼거린 것은 덤이다.)
KP
그는 손에 책을 든 채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게... 저 그러니까... ( 당신이 다가오자 다급하게 흐르던 눈물을 벅벅 닦아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
KP
아마 당신에게 주기 위해 준비한 오늘의 선물인 모양입니다.
당신은 이제 알고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게... 그러니까... ( 눈물을 닦아내도 좀처럼 눈물이 멈추지 않는지 계속해서 울고 있었지. )
KP
이곳은 당신의 배우자가 만들었으며, 그는 자리를 빼앗겼다는 사실을.
원래 연인이었던 사람, 존재가 지워져 누구도 인식할 수 없게 되었다는 그 사람.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는 몰라도 당신은 그를 인식하게 되었지만 말이에요.
그동안 모든 걸 지켜보며 어떤 마음으로 행동했을지, 어떤 심정으로 당신에게 다가왔을지.
가늠이 되나요?
루시우스 A.
(지하실의 꼴보다도 울고 있는 꼴이 더 신경 쓰였는지.) 설명을 똑바로 해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모릅니다. 이 꼴이 다 뭔지….
이리야 아델하이트
죄...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 손등으로 눈가를 빨갛게 짓누른 채 벅벅 닦아내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이어나가... ) 그게 그러니까... 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서... 루카를 밀어내서.... 죄송해요... 당신에게 상처를 줘서... 정말... 미안해요...
루시우스 A.
(한쪽 눈썹 들어 올린다.) 루카? 그 이름은 어디서 들었습니까? 당신의 기억. 돌아오지 않았잖아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수첩에서.... 읽었어요.... 제가 알고 있던 사실이... ... 사실이 아니었던 것도... 이 저택에서 수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도...
... 수첩... 읽어보실래요....? 당신이 그러한 모습이 된 이유도... ... 어느정도의 제 책임이 있는 것 같아서.... ... 죄송해요... 정말로... 정말... 죄송해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당신에게 지하실에서 발견한 수첩을 건넸다. 나.... 이제 어쩌면 좋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 )
KP
루시우스는 별 말 하지 않고 당신이 건네주는 수첩을 받아 읽습니다.
루시우스 A.
(빠른 속도로 페이지를 넘겨본 뒤에.) …하! 네게 기억이 복제된 피를 먹이면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했어. 많은 양을 먹이면 위험할 지 모르니 하루에 한 번씩, 사흘에 나눠서. …그런데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었군. (수첩 내팽개친다.)
당신의 뇌가 그 자식 손에 놀아나고 있었는데, 나는 한심하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군. (이어서 빠르게 중얼중얼한다.)
괴물은 3일 안에 당신의 기억이 완벽하게 돌아오면 모두 원래대로 되돌려주겠다 약속했어. 그런데 지금 내 꼴을 봐. 처음부터 이 계약은 내가 질 수밖에 없었던 거지.
루시우스 A.
이리야, 지금 상황이 이해가 돼? 넌 완벽하게 돌아오지 못해. 돌아오더라도 잠시뿐. 여태처럼 다시 나를 잊어버리겠지. 다시 그 빌어먹을 자식을 사랑하게 될 거고. 난 처음부터 없었던 마냥.
왜 그런 멍청한 계약을 했냐고 묻진 마. 그저 만나고 싶었을 뿐이니까. 몸의 피를 다 뽑아내야 나를 기억해낼지라도 좋으니까, 그저……. (격양된 기세로 쏟아내던 말을 끝에 가서야 멈춘다.)
…됐어. 그냥 얼굴이나 다시 한 번 보고 싶었을 뿐이야.
이리야 아델하이트
하지만... ... 아직 3일은 다 지나가지 않았는걸요. 포...포기하지 말아요. 기억... 기억만 되찾으면 되는거죠? 제가 당... 아니 루카에 대해서 기억만 해낼 수 있다면... 모두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거죠.
루카는 다시 돌아오고 싶었잖아요. 그런 멍청한 계약을 해서라도 다시 보고 싶었다는 거잖아요. 그러니... 아직 포기하지 말아요. 저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아니, 그런 사실 인정할 수 없어요.
루시우스 A.
어떻게? 당신도 저 수첩을 봤잖아. 당신의 뇌를 휘저어놨다고. (자조적인 투다. 한껏 재수 없는 얼굴 지어 보인다.)
KP
하지만, 뇌를 인위적으로 꼬아놓은 거라면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도 분명 있을 겁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수첩에는 아티팩트를 이용했다고 했어요. 그렇다면... 그것을 이용한다면... 기억을 다시 되찾을 방법 또한 있을 지 몰라요.
KP
벤자민, 그 개자식은 비밀이 많았으며 당신을 포함해 아끼는 것은 모두 제 눈이 닿는 곳에 숨겨놓는 인간이었습니다.
지하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살아있는 동안 당신은 이곳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장소조차 감시 하에 놓았는데, 이동이 편리한 물건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 겁니다.
생각합시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서서히 다가가서 당신의 양 뺨을 손바닥으로 친다. ) 그런 표정 하지말아요...! 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요. 이런 제가 포기하지 않았는데. 당신이 벌써부터 포기하면 어쩌나요?
KP
당신이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루시우스 A.
(창백한 낯이 당신의 손에 붙들린다.) 지난 1년간 떠돌아다녔을 내 심정은 생각해봤어? 지난 3일은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였어. 이제 지쳤다고…….
이리야 아델하이트
마지막이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무리 외롭고 힘들더라도... 여기서 주저앉지는 말아요. 아직 당신에게는 기회가 남아있으니까. 이렇게 당신의 삶을, 인생을 망쳐 놓은 사람의 손아귀에 놀아나 그대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요? 제 눈을 똑바로 봐주세요. 저는 그러한 운명을 용납하지 않겠어요. 그런 잔혹한 엔딩 따위... 발로 걷어차 버려요.
이때까지는 혼자였지만... 지금만큼은 아니잖아요. 저는 당신의 편이에요. 그러니, 우리 조금만 더 힘을 내봐요. 아직 주저앉지 말아요.
당신에게는... 저 또한 있으니까. 아직 당신의 마법이 풀리기는 멀었는 걸요.
루시우스 A.
…하하. 부인. 아침까지만 해도 상종 못할 작자를 대하듯 하시더니, 대우가 이리도 달라지는군요. 당신의 기억도, 나도. 여전히 그대로인데. (마른 세수 한 번 한다. 음울한 낯짝이다.)
…그래요. 죽기는 싫으니까. 뭐라도 해봐야겠죠. 아직 당신이 나를 종으로 부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간 더 남기도 했으니. 무엇이든 명하세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그치만... 아침까지는... 당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 조..조금 부끄럽네요... 그리고 죄송했어요... 당신에게 그런 못된 말을 한 거요. 루카는... ( 조금 어색한지 혀 위에서 한참동안 단어를 굴렸지. ) 혼자 외로운 시간을 보냈는데... 제가 그것을 못 알아보고 배척한 일... 말이에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렇다면... 일단 아티팩트에 대해서 알아야겠어요. 수첩에 의한 대로라면 아티팩트는 기다란 원형 뿔을 닮았고, 커다란 대바늘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적혀 있었어요.
벤... ( 힐끔... 눈치보면서 조심스럽게 말하며 ) 은 중요한 물건들은 전부 제 눈길이 닿는 곳에 두는 인간이었으니까요. 한 번 장소를 뒤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KP
지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cc<=70 지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4 > 44 > 보통 성공
KP
당신은 '사랑'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KP
하지만 이동시킨 적은 있습니다.
KP
그것이 언제냐 함은….
'남편이 아끼던 물품을 모두 모아 관에 넣어주었습니다.'
참 우연이죠.
KP
쓸쓸하지 않도록 행한 배려가 그의 발등을 찍게 된 꼴이라니.
이리야 아델하이트
... ... 그... 루카... ... 혹시... 죄... 죄송한 말씀...이지만... ... 무..무덤... 파...파묘... 하실 줄 아시나요...?
루시우스 A.
….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 얼빠진 표정 스쳐 지나간다.) 내가 당신의 종을 자처하긴 했어도 그런 일까지 부탁할 줄은 몰랐는데.
이리야 아델하이트
죄.... 죄송해요. 너무 어려운 부탁이었죠? 그... 제가 아무래도 아티팩트를... 관과 함께... 묻어버린 것 같아서..... ( 너무 무리한 부탁이었죠... 점차 기가 죽어간다....)
루시우스 A.
(한숨을 쉰다.) 당신, 이렇게 땅굴 파고 들어가는 성격은 아니었잖아? 나와. 어디 마지막 발악을 한 번 하러 가보자고. (그리고는 첫날에 그랬던 것처럼, 손 내민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마지막 발악. 첫 날에 그랬던 것처럼 제게 손을 내미는 당신의 모습에 그녀는 화색을 표했다. 점차 힘이 들어가고 활짝 웃어. 그녀는 당신의 손을 잡았지. ) 네! 이것이 마지막 발악이에요. 부디, 틀어진 운명이 아닌... 제대로 된 운명을 맞이하도록. 나아가요.
KP
관을 파헤치기로 마음 먹고 지하실을 빠져나와 저택을 나섭니다.
밖은 겨울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눈 결정도 섞여 진눈깨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마구간에서 말을 직접 탄다면 승마 판정, 혹은 루시우스가 모는 말에 타거나, 마차를 운전하도록 시킬 수도 있습니다.
루시우스 A.
(익숙하게 원래 타던 말을 찾아 올라타다 말고 머뭇거리는 이리야 본다.) …아, 당신은 말을 탈 줄 모르던가.
골라. 말을 탈지, 마차를 탈지.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 말을 타는 것은 배운 적이 없어서... 머뭇거리고 있던 참이었다. 잠깐... 곰곰이 고민을 하더니 하나를 선택했지. ) 그렇다면... 잠깐 실례해도 괜찮을까요? 아무래도 무덤을 파헤치는 일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긴 애매할 것 같네요.
되도록이면 신속하고... 몰래 일을 진행하고 싶어서... 그... 부... 부탁드려요. ( ... ... 아침에는 그렇게나 어색한 분위기였는데 지금 이렇게 다시 말을 타야하다니... 솔직히 조금 부끄러운 감정이 들기도 하였어. )
루시우스 A.
(예상은 했는지 묵묵히 말에서 내려 당신의 허리 붙들고 말 위에 앉힌다.) 꽤 높으니까. 조심해서 앉아.
(저도 가벼운 몸짓으로 그 뒤에 올라타 고삐 쥔 뒤.) 혀나 씹지 말라고.
이리야 아델하이트
( 붕 뜨는 감각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말 위에 앉았다. 솔직히 말은 무섭긴 하지만... ... 당신을 믿으니까. 꾹 당신을 잡았지. ) ... 꼭... 잡고 있을게요. 혀도 안 씹을테니까... ... 조..조심해서 부탁 드리겠습니다...
루시우스 A.
CC<=60 승마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2 > 12 > 대단한 성공
KP
루시우스는 능숙한 솜씨로 박차를 가해 말을 출발시킵니다.
까만 밤길을 한참 내달리게 됩니다.
마차로도 몇십 분이나 걸렸으니, 두 사람을 태운 말로는 더 오래 걸리는 게 당연합니다.
KP
내리는 비가 얼굴을 때리고 바람결에 볼이 얼고 있으나 쓸쓸하진 않습니다.
더는 혼자가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묘지에 도착하면 가장 높은 곳에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한 묘비가 보입니다.
마을에서 가장 큰 부를 가진, 루시우스의 것을 빼앗은 남편의 자리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묘지... 저 아래에 저희가 찾던 것이 있을 거예요. ( 일단... 주변에 삽 같은 것이 있을까요? )
KP
행운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50 행운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1 > 11 > 어려운 성공
KP
시기적절하게도 삽 두 자루를 찾아냅니다.
루시우스 A.
(삽 하나를 진작 집어 들었다.) 그러니까 당신 남편의 묘를 파헤치는 걸 나보고 도와달라…. 알겠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그치만 이 아래에 저희 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걸요... ... ( 저도... 이상한 짓이란 것은 알아요... 하지만 이것밖에 답이 없으니까. ...)
( 삽을 들고 후다닥 묘지로 뛰어갑니다. 주변에... 사람은 없겠죠? )
KP
이런 늦은 시간에, 하물며 이렇게 추운 계절입니다.
사람이 있을 리 없죠.
이리야 아델하이트
... 사람이 없을 때 빨리 일을 처리하도록 해요. 들키면 저나... 당신이나 좋을 꼴을 볼 수 있을 리 없으니까요.
루시우스 A.
어련하시겠습니까. (입 다물고는 삽질 시작한다.)
KP
당신은 루시우스와 함께 그의 묘를 파냅니다.
누가 본다면 저 여자가 남편을 잃고 미쳐버려 시체라도 되찾기 위해 땅을 헤집는다고 손가락질을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읏... 그치만 루카도 빨리 이 일을 해결하고 싶잖아요... 혹시 저만 절박한가요...? ( 일부로 놀리는 것도 아니고... 나쁜 사람이네요... 루카는... )
KP
진실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필시 그러겠죠.
곧 침을 뱉어도 아니꼬울 인간의 관 뚜껑이 드러납니다.
무슨 정신으로 6피트 가까이 되는 높이를 파내었는지 과정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관이 나왔다면... ... 서서히 관 위에 손을 올리고 밀어봅니다. ) 죽은 사람의 관을 여는 것은... 반 인륜적인 행위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KP
관을 열면 어느새 부패가 진행되어 썩어가는 남편의 시체가 누워있습니다.
역하고 추한 시체의 악취가 빗물의 습기를 머금고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시체의 발치엔 당신이 물건을 모아 담아둔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읏... (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와 또 다시 보는 시체에 반쯤 공포에 휩싸인 듯 했지... 일반인이 해봤자.. 시체를 얼마나 보겠어? 이번이 2번째이지만 정말... 꿈에도 나올 법한 비주얼이라... 두려움. 공포. 그 이상이었지. )
( 손을 뻗어 상자를 가져와 열어보며 )
KP
꺼내어 안을 확인하면 결혼 반지와 그가 아끼던 자잘한 물품들, 그리고 기다란 원형 뿔을 닮은 막대가 들어 있습니다.
당신이 수첩에서 읽었던 '사랑'이 틀림없습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 막대... 그것을 쥐어봅니다. ) 이게 그 아티팩트 인가 봐요... ... 그렇다면 이걸 이용하면 제 기억도. 루카의 계약도 이길 수 있겠죠?
루시우스 A.
(그닥 실감이 나지는 않는지 삽 옆으로 던져두고 땀 닦은 뒤 고개만 끄덕인다.)
KP
당신은 이제껏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비록 원치 않은 저주일지라도 말이에요.
지금에서야 당신은 자신이 직접 '사랑'을 고를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어느 쪽인가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잠시 고민을 하더니, 그 후 망설임 없이 막대를 루카에게 건넵니다. 이 막대의 사용법을 보았으니. 조금 무서운 감정이 들기도 하였으나. 그래도, 지금껏 봐왔던 당신이라면... 옳은 선택을 해줄 것이라고 믿으니까. 그렇기에 그녀는 웃을 수 있었다. 부드럽게 표정을 풀고 당신을 신뢰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지. ) 여기 있어요 루카. 사용법은 수첩에 적혀있는 대로 이용하면 될 거예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부디, 포기하지 않길 잘 했죠? 아직 모든 것을 잃기에는 멀었으니까. 자. ( 당신의 손에 막대를 쥐어주고 그걸 그대로 자신의 손으로 덮었지. ) 당신의 힘으로 쟁취한 것 인걸요. 그러니... 마지막도 당신의 힘으로 마무리 지어요.
루시우스 A.
(받은 막대 부드러운 손길로 다시 이리야의 손에 올려둔다.) 나는 할 수 없어. 이 모든 건 오직 당신이 해내야 하니까. 그게 계약 조건이야.
이리야 아델하이트
아... 계약 조건에는 그러한 것도 있군요. ...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 스스로 머리를 조작하는 일은 무섭긴 하지만... ... 후... 후... 하... 심호흡을 하더니... ) 저... 정말 노력할 테니까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면. 그 때, 당신을 똑바로 기억해낼게요. ( 그러니... 잠깐 눈치를 보더니 ) 마지막으로 손 한 번만 잡아주실 수 있으신가요? 혹시나 잘못될까 봐... 무서워서...
루시우스 A.
(잠시 바라보다가 당신의 손을 잡는다. 망설임은 없었다.) 어떻게 되든…. 그래. 당신 마음대로 해. 당신을 책임지기로 했다는 건, 내게 원하는 대로 막 굴어도 된다는 뜻이야.
이리야 아델하이트
그게 뭐에요. 막 굴어도 된다니... ( 마지막 그의 말에 어쩐지 웃음이 나올 법한 것을 꾹 참으며 그녀는 그저 부드럽게 미소지었어. ) 아마 제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거짓말이겠죠? 정말... 그런 식의 거짓말은 좋지 않아요. 자신의 인생을 똑바로 챙길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하지만... 그래도... 루카의 그 말을 들으니 안심했어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후... 후... 하...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맞잡은 손에 닿는 온기. 그녀는 아마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각오를 했다면 이제 남은 것은 행동할 뿐. ) 저 각오 했어요. 그렇다면... ... 루카. 모든 것을 되찾은 후에 다시 만나요.
( 아티팩트를 머리에 꽂고... 기억을 되찾길 바래봅니다... )
KP
몇 번을 돌렸나요?
이리야 아델하이트
( 8번 돌립니다. )
KP
이성 판정.
이리야 아델하이트
cc<=31 이성 (1D100<=31)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2 > 82 > 실패
KP
이성 1d4점 감소합니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1d4 (1D4) > 3
system
[ 이리야 아델하이트 ] 이성 : 31 → 28
KP
당신은 스스로의 머리에 '사랑'을 밀어 넣습니다.
영원을 지껄인 남편의 바람대로, 8을 그리며 여덟 번을 휘젓습니다.
뇌가 휘저어지는 감각이 좋은 기분은 아닐 텐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진정으로 아끼고 원하던,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서?
한 번, 두 번.
'사랑'이 저어질 때마다 물이 천을 적시듯 온갖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신이 느낀 원래 감정, 지내온 시간, "진짜" 추억들이.
되살려낸 기억 속엔 언제나 루시우스, 그가 있었습니다.
거짓으로 자리 잡은 모든 게 안개 걷히듯 사라집니다.
여덟 번을 모두 휘저으면 그가 조심스레 묻습니다.
루시우스 아델하이트
…이리야, 지금은 어때?
나를 기억하겠어?
이리야 아델하이트
... ( 서서히 눈을 뜨고 눈 앞의 당신을 응시합니다. 거짓으로 자리잡혔던 안개가 모두 걷히고. 이제 똑바로 당신을 기억해낼 수 있어.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당신을 보았다. ) 안녕, 루카. 내가 사랑하는 당신.
루시우스 아델하이트
(정말로, 이번에야말로 기억이 돌아온 건지 반신반의해 당신의 기색을 살피다가도, 결국은 당신의 기억이 돌아왔음을 섣부르게 확신하고야 만다. 스스로의 감정을 확신할 수 없어 멍한 표정으로 당신을 끌어안는다.) …돌아왔구나.
이리야 아델하이트
정말... 못 알아봐서 미안해. 당신을 홀로 내버려두어서. ( 정말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 진정한 나의 사랑. 그를 꼬옥 껴안으며 살아있음을 느꼈다. 이 1년동안...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느끼며. 그녀는 못 만난 시간만큼 당신을 소중히 품에 안았어. )
이제 어디 가지 않을게. 당신을 잊지 않을게. 나... 정말, 당신을... 정말로 좋아해. ( 이것은 기쁨의 눈물일까. 혹은 슬픔의 눈물일까. 점차 뺨이 젖어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좋아하는 이의 품에 영원도록 안겨있었지. )
루시우스 아델하이트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게 빗물인지 눈물인지는 모를 노릇이다. 느릿하게 고개를 숙여 당신의 정수리에 얼굴을 파묻었다. 이런 당신을 어떻게 미워할 수 있을까. 그간의 원망도, 무력함도. 묵은 감정들이 허무할 만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그 상태 그대로 웅얼대듯이.) 오늘은 당신에게 책을 주고 싶었어. 당신, 공부하는 거 좋아했잖아. 외국의 유명 학자가 쓴 원서에 초판인데…. 아마 지하실에 떨어트리고 나온 것 같아. 상하지 않았어야 할 텐데…. 부디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
이리야 아델하이트
바보... 당신은 정말 바보야. 당신을 잊은 내가 정말로 원망스러울 텐데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억하고 그러한 선물을 줬던거야? ( 정말... 바보같이... 미련한 사람. 당신을 껴안은 손에 더욱 더 힘이 들어갔다. 눈물 때문인가? 말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떨려가는 목소리. ) 하나같이... 내가 좋아하는 선물들로 준비했던 거구나... 근데 나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어.
이리야 아델하이트
당신이 주는 선물인데. 무척이나 마음에 들게 분명한 걸. 당신이 주는 선물들은 언제나 내게 있어 보물이었는 걸. ( 서서히 당신을 껴안고 있던 손을 풀어 네 얼굴에 손을 올렸지. ) 얼굴... 안 보여줄거야?
다시 돌아가자. 루카. 우리들의 집으로. 지난 1년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 이루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하는 거야. 그리고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줘. 같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정원을 가꾸면서... 당신과 함께 걸어나가고 싶어.
루시우스 아델하이트
…. 그래. 이 겨울이 끝나고 나면 다시 봄이 올 테니까. 봄에는 정원을 가꾸고, 여름에는 바닷가로 여행도 가고, 가을엔 같이 서재에서 책을, 겨울에는 눈사람을 만드는 것도 재밌을 거야. 당신과 함께라면.
(축축한 얼굴 들어 당신과 시선 맞춘다.) …. 키스해도 돼?
(답을 듣지도 않고 여태 제멋대로 굴었던 것처럼 담백하게 입 맞춘다.)
이리야 아델하이트
당신과 함께라면... 그 어떠한 것이든 즐거울테니까.
바보... 내 답을 듣지도 않고 키스하면 어떡하나요? 정말... 루카는... 못 말린다니까... (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정작 싫지 않는 눈빛이었다. 당신이 입을 맞춘다면...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까치발을 들고 언제나 그랬듯. 이쪽도 당신에게 입맞춤을 하나. )
욕심쟁이 루카에게 선사하는 복수. 싫진 않죠?
루시우스 아델하이트
싫을 리가. (시선 내리 깔고 작게 답한다.)
KP
비가 내리는 묘지.
거짓 사랑이 잠들어 누운 관 앞에서 두 사람은 다시금 진심을 확인합니다.
이 겨울 비가 그치면 그때야말로 차갑고 시린 눈송이가 떨어지겠죠.
하지만 무엇이 걱정이겠어요.
이제야말로 당신이 선택한 진실한 이와 겨울을 보내게 될 텐데.
ENDING 1. 13월에 돌아온 사랑
이리야 아델하이트 이성 1d6점 회복.
루시우스 아델하이트의 존재가 되살아납니다.
그의 광기가 치료되려면 2d8주가 소요됩니다.
'사랑' 아티펙트 획득. 타 세션 사용 시 탁의 수호자와 상의해주세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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